선정태 사회부 차장
전두환씨 부부의 국민 기만이 점입가경이다. 말도 안되는 여러 핑계로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킨데 이어 사법부까지 우롱하고 있는 셈이다. 안하무인에 후안무치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지난 7일 오후 2시30분 법정동 201호 법정에는 '혹시나'하는 마음에 전씨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많았지만,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27일 재판에서 알츠하이머 증세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던 전씨는 이날 재판에도 독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전 씨의 변호인은 "독감과 고열로 외출이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설명하자 재판장은 "피고인 불출석으로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며 "(오늘 재판은) 연기할 수 밖에 없다. 구인영장을 발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기해년 새해 벽두에는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가 "전두환은 민주주의의 아버지"라는 희대의 망언을 해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일부에서는 노망으로 인한 헛소리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재판음 염두해 두고 추종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한 치밀하게 계산된 발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와중에 전씨의 골프 뉴스가 터져 많은 사람들의 뒷목을 잡게 했다.
지난 16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강원도의 한 골프장 한 직원은 "전씨가 지난해 여름쯤 우리 골프장을 방문해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다.또 지난달 6일에도 전씨는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같은 골프장에서 목격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증언에 따르면 지팡이나 도움도 받지 않고 걸어다니며 골프를 쳤고 나이보다 젊어 보여 건강 문제도 없어 보였다고 한다. 여기에 복잡하다는 골프 스코어도 혼자서 척척 계산했다고 한다.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사람의 행동이 이정도면 기적이다.
물론,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의 추종세력이라면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그의 안하무인, 후안무치 행동에 분노할 뿐이다.
전씨 부부는 지난 2016년 5·18민주화운동 36주년 전날 "광주에 가서 돌을 맞아 5·18 희생자 유가족들의 오해와 분이 다 풀린다면 뭘 못하겠느냐"라고 밝혔다.
전씨의 독재에 항거한 5·18로 광주 시민들과 학생들의 무고한 희생이 있었고, 40여년이 흐른 지금도 큰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전씨는 다음 재판인 3월11일 출석하지 않으면 강제구인된다. 어쩔 수 없이 광주를 찾아야 할 것이다.
1980년 많은 광주 시민들과 대학생들은 돌을 들고 저항하며 5·18민주화 운동이 시작됐다. 이제 40여년이 흐른 지금 광주시민들은 또 다시 돌을 던질 준비가 돼 있다. 유가족들이 40년이라는 기나 긴 시간만큼 쌓인 울분과 화가 어떤 크기인지 전씨가 직접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 [무등의시각] 흔들리는 대통령, 흔들리는 지역현안 호남은 또 정치 클리쉐에 당한걸까.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들겠다던 윤석열 정부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윤석열표 광주 약속은 물론 균형발전 약속 어느 것 하나 전진에 방향타가 맞춰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12.72%'. 광주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은 보수진영 대통령 탄생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만들어 주었건만 불과 반년 만에 '그럼 그렇지' 볼멘소리가 심심찮게 터져 나오고 있다.얼마 전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이 공개됐다. 긴축에 초점을 맞춘 재정 기조를 감안하더라도 실망이라는 평가가 적잖다. 특히 지역화폐, 임대주택, 쌀값 등 소득부족과 물가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서민을 고려한 조치 측면에서 아쉬운 대목이 많다. 야당이 '정부의 나라빚 걱정을 오롯이 시민들에게 떠넘긴 약자 실종 불공정 예산', '참으로 비정한 예산'이라는 쓴소리를 내뱉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물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광주는 2년 연속 3조원 돌파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굵직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대거 포함된 덕이다.그렇다면 대통령의, 집권 여당의 호남 챙기기 의중이 반영된 결과일까? 답은 '아니오'로 기운다.인공지능, 반도체 등 신 경제 미래먹거리 분야에서 타 지역에서는 구현해내지 못한 무형의 아이디어를 대거 유형의 사업으로 전환했던 광주의 작전이 먹혀 들어갔다는 평가가 더 많다.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차원의 지역 현안 사업 국비 반영 노력이 아닌 광주시의 '개인기'가 더해진 결과일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기간 우리 지역에 약속했던 공약 이행도 낙제점이다.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도체나 인공지능, 미래차 육성 분야는 일부 포함됐지만, 공약 사업인 달빛고속철도와 서남권원자력의료원 등은 누락됐다. 대통령의 약속이 관계부처의 반대(구체적인 정부 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포함되지만)에 발목이 잡혀버린 우스운 상황만 연출됐다.국민의힘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광주를 찾아 개최했던 예산협의회에서 약속한 사업도 삐걱거리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7월 전남대학교병원 신규 건립과 관련해 "예산 당국에 부탁을 해서 1차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집어넣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 기획재정부와 전남대병원 새병원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협의했다고 공식화 한 것이다.하지만 결과는 대상 자격 미달. 용도변경을 완료하지 않은 병원 측의 미숙한 행정 때문이라고만 몰아세우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잖다. 앞서 전북, 경북 등도 도시관리계획 변경 전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경우가 있었고, 이번 예타 대상 포함 사업 가운데서도 유사 사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수도권 중심 정책도 '말뿐인 지방시대'로 가고 있다.반도체 학과 증원과 수도권 공장 증설 규제 완화 등과 같은 수도권 중심 정책 강화, 국정 과제에 포함된 기업의 지방이전 공약과 투자 촉진도 반대로 가고 있다.대통령의 지지율이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점도 '尹표' 지역혁안 정책 표류 우려감을 키운다.취임 불가 80일 만에 20%대까지 추락했던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까지도 30%대 초반을 겨우 회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지율 지진에서 버팀목이 되어 줄 여당마저 불협화음, 갈라치기 등으로 내홍 중인데다 여사를 비롯한 대통령 주변 논란까지 끊이지 않고 있으니 국정을 온전히 주도 할 윤 대통령의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을 지, 언제고 볼 수 는 있을런지 의문 부호가 달린다.겨우 5년이다. 대통령의 정책 집행을 위한 씨앗을 심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초석이 제대로 쌓이지 못하면 '지역맞춤형 성과내기'도 난망에 그칠 것이다.윤석열 대통령의 지방시대가 허울뿐인 약속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본다. 주현정 무등일보 취재1본부 정치행정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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