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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의 시각]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에서 악취가 난다

@선정태 입력 2020.11.05. 12:02 수정 2020.11.05. 15:59

최근 화순군의원들의 행태를 보면 기초의회가 필요 없다는 주장에 납득이 간다. 풍력발전기 설치 조례를 만들면서 군의원이 지역과 주민의 이익이 아닌 사업자의 편에 섰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정황들이 들어난데다 안하무인 격인 발언도 서슴지 않으면서 화순군민들이 뿔이 났다.

군민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받들지 않는 것에서 벗어나 정반대로 행동한 군의원들을 제명하고 고발하는 등 강경한 행동에 나섰다. 주민들은 일부 화순군의원들이 화순군 동면 모후산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조례 개정을 시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화순군은 지난해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 발전시설은 지역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례를 만들었지만, 1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 9월 군의원이 나서서 이격 거리를 줄인 개정을 감행하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6월 한 차례 무산됐는데도 말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항의하는 주민들을 대하는 군의원의 태도다. 이 군의원은 이격 거리를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고 요구하는 주민들에게 '보상을 바라며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폄훼성 발언부터, '반대 의견은 듣지 않아도 된다', '조례 재정은 의원의 특권이다', '나라의 발전을 위한 행동인데 주민들이 왜 반대하느냐'는 무시성 발언까지 했다고 한다.

이 지경에 이르자 화순군민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군의원이 자신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묵살하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군의원들을 제명 해달라고 탄원서를 쓰고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주민들의 입으로 전해진 발언은 지방의원들의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가족 식당에서 몇천만 원을 쓴 화순군 의원의 행태나 이권 개입이나 해결 불가능한 민원 요구 등을 일삼은 광주 광산구의원의 갑질, 의장 선거에서의 이합집산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기초의회 무용론'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방의원들의 왜곡된 현실 인식을 보여주는 갑질 행태와 자신들의 이익에만 몰두한 기초 의원들의 행태 역시 30년이 된 지방자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

기초의원들은 선거 때면 지역민의 가장 가까이에서 지역의 고통과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의 살림꾼으로 활동하겠고 약속하며 표를 구한다.하지만 전문적인 능력도 없는 데다 지역민을 외면하는 행태가 쌓여가면서 광역의회를 강화하는 게 더 낫다는 주장에 힘이 쏠리고 있다. 최근에는 주민자치회로 기초의회를 대체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일부 기초의회의 폐단과 무능함 때문에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인 기초의회를 없앤다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며 기초의회 폐지는 어불성설이라는 반박도 있다. '기초의회 무용론 혹은 폐지론'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10월29일이 지방자치의 날이었다. 진실된 마음으로 시민을 가치판단의 최우선에 두고 지역과 주민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지자체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해 지역과 주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이 기초의원의 존재 이유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선정태 지역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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