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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의 시각] 2021년 어느 평범한 날을 기다리며

@주현정 입력 2021.01.21. 17:15 수정 2021.01.21. 18:09


지난해 2월 4일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은 이용섭 광주시장이 브리핑룸 단상에 섰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매우 송구스럽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전국)16번째 확진 환자가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 시민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사흘 뒤 이번에는 김영록 전남지사가 같은 차림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말로 입을 뗀 김 지사는 전국 22번째이자 전남지역 첫 환자 발생을 알렸다. "도민의 협조만 있다면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해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 목소리엔 자신감이 묻어났지만 가늠하기 어려운 중압감도 엿보였다.

그렇게 꼬박 1년이 지났다. 여름이면, 또 겨울이면 잡힐 수 있을 것 같았던 신종 바이러스의 확산세는 그러나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안심했다 싶으면 불거지는 감염 쓰나미에 누구 하나 예외 없이 힘든 1년을 보냈다.

그 사이 광주의 환자는 1천470명을 넘어섰고, 전남은 600명대를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다.(이 칼럼이 작성되는 시점에서의 전남지역 공식 확진자는 695명, 어쩌면 글이 독자에게 닿을 때 쯤엔 700명대를 넘어섰을지 모르겠다.)

누적 진단검사 건수만도 광주 43만9천779건, 전남 32만5천298건에 달한다. 광주시민 10명 중 3명 이상, 전남에서는 전체 인구의 17.3%가 진단검사를 받은 셈이다. 일부 감염병 취약시설 관련자 모니터링 차원에서의 중복 검사 수치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감염병이 내 집 앞, 아니 코 앞까지 다가왔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코로나 쇼크 지난 1년 동안 목숨을 잃은 지역민도 22명에 달한다. 대부분 요양원과 요양병원 입원 중 감염된 사례다. 외부요인에 의해 의료기관 내로 유입된 바이러스가 감염의 감염을 거치며 애먼 이들의 목숨까지 빼앗았다.

그간 대부분의 확진자들은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갔다. 83%가 '완치'라는 개념의 '격리해제'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당수는 여전히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지독한 바이러스는 사라졌지만 그 생채기가 몸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다.

#맛도, 냄새도 느낄 수 없다. #치매에 걸린 듯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 #끊이지 않는 기침과 가래, 두통과 설사, 몸살에 시달린다. #불안하고 우울하다. #사람들을 대면하기 두렵다.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완치 아닌 완치'라고 말하는 이들이 호소하는 후유증 증세 중 일부다.

얼마 전 국내 첫 코로나 환자 발생 1년에 맞춰 기자와 인터뷰를 가졌던 경북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이자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인 김신우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해 '결코 가볍지 않은 병', '완치라는 개념이 없는 병'이라고 잘라 말했다. 전문 치료를 받는 격리 기간에는 물론 회복 후에도 장기간,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완치자들이 왜 '퇴원 이후의 삶이 더 고통스럽다'고 말하는지 고민해야봐야 한다"고 말했다.

산발적인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느슨해진 경각심 때문일 것이다. 2021년 어느 날에는 평범한 일상을 되찾아야 하지 않을까? 다시금 마스크를 정비해본다. 주현정 무등일보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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