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새롭게 맞는 봄은 희망이 먼저 찾아오는 것 같다. 어려웠던 시기를 무사히 넘긴 이들에게 그동안 고생했다고, 앞으로 조금만 더 고생하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하지만 희망을 이야기하는 와중에서도 툭툭 터져 나오는 '비양심'들의 행태를 보면 한숨만 나올 뿐이다.
우리 지역은 아니지만 경기 동두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백신 접종대상자가 아닌 병원 임원들이 백신을 새치기해 몰래 접종하다 걸리는 일이 발생했다. 해외뉴스에서 가끔 볼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 백신 첫 접종에서부터 터져 나올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참 씁쓸하기만 하다.
정부에서 첫 접종대상자를 요양병원과 시설 종사자, 입소자 등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그들이 코로나 감염 위험에 강하게 노출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이 그런 몰상식한, 파렴치한 행동을 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몰래 백신을 맞아봤자 얼마 안가 바로 들통날 것을, 정녕 몰랐다면 그 어리석음에 또 한번 놀랄 것 같다.
이런 파렴치한 비양심은 코로나 현장 뿐만 아니라 국가의 부동산 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LH직원들의 땅투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최근 부동산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할 정도로 시끄러운 상황 속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대출을 받아 100억원대 땅투기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인 이번 사건 역시 돈에 눈먼 비양심들이 제대로 실체를 드러낸 셈이다.
코로나와 함께 가장 핫한 관심사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정부에서만 25차례에 달하는 대책을 내놓는 등 사활을 걸고 있음에도 자기 잇속 챙기기에 바쁜 비양심들 때문에 이런 문제가 한두번 이었겠냐는 의심 섞인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서로 믿고 어려움을 극복해도 모자랄 시기에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진다면 앞으로 다가올 꽃피는 춘삼월은 여전히 추운 계절이 될 뿐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들도 꽃망울을 터뜨리고 따뜻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에는 이런 기운 빠지는 비양심들의 이야기보다 따뜻하고 훈훈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이야기가 세상을 가득 채웠으면 좋겠다.
안그래도 힘든 세상에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일이라도 있어야하지 않을까.
어차피 봄꽃 구경은 코로나 때문에 못하겠지만 최소한 가을 단풍구경은 갈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도철원 정치부 차장
- [무등의시각] 흔들리는 대통령, 흔들리는 지역현안 호남은 또 정치 클리쉐에 당한걸까.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들겠다던 윤석열 정부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윤석열표 광주 약속은 물론 균형발전 약속 어느 것 하나 전진에 방향타가 맞춰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12.72%'. 광주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은 보수진영 대통령 탄생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만들어 주었건만 불과 반년 만에 '그럼 그렇지' 볼멘소리가 심심찮게 터져 나오고 있다.얼마 전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이 공개됐다. 긴축에 초점을 맞춘 재정 기조를 감안하더라도 실망이라는 평가가 적잖다. 특히 지역화폐, 임대주택, 쌀값 등 소득부족과 물가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서민을 고려한 조치 측면에서 아쉬운 대목이 많다. 야당이 '정부의 나라빚 걱정을 오롯이 시민들에게 떠넘긴 약자 실종 불공정 예산', '참으로 비정한 예산'이라는 쓴소리를 내뱉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물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광주는 2년 연속 3조원 돌파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굵직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대거 포함된 덕이다.그렇다면 대통령의, 집권 여당의 호남 챙기기 의중이 반영된 결과일까? 답은 '아니오'로 기운다.인공지능, 반도체 등 신 경제 미래먹거리 분야에서 타 지역에서는 구현해내지 못한 무형의 아이디어를 대거 유형의 사업으로 전환했던 광주의 작전이 먹혀 들어갔다는 평가가 더 많다.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차원의 지역 현안 사업 국비 반영 노력이 아닌 광주시의 '개인기'가 더해진 결과일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기간 우리 지역에 약속했던 공약 이행도 낙제점이다.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도체나 인공지능, 미래차 육성 분야는 일부 포함됐지만, 공약 사업인 달빛고속철도와 서남권원자력의료원 등은 누락됐다. 대통령의 약속이 관계부처의 반대(구체적인 정부 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포함되지만)에 발목이 잡혀버린 우스운 상황만 연출됐다.국민의힘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광주를 찾아 개최했던 예산협의회에서 약속한 사업도 삐걱거리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7월 전남대학교병원 신규 건립과 관련해 "예산 당국에 부탁을 해서 1차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집어넣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 기획재정부와 전남대병원 새병원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협의했다고 공식화 한 것이다.하지만 결과는 대상 자격 미달. 용도변경을 완료하지 않은 병원 측의 미숙한 행정 때문이라고만 몰아세우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잖다. 앞서 전북, 경북 등도 도시관리계획 변경 전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경우가 있었고, 이번 예타 대상 포함 사업 가운데서도 유사 사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수도권 중심 정책도 '말뿐인 지방시대'로 가고 있다.반도체 학과 증원과 수도권 공장 증설 규제 완화 등과 같은 수도권 중심 정책 강화, 국정 과제에 포함된 기업의 지방이전 공약과 투자 촉진도 반대로 가고 있다.대통령의 지지율이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점도 '尹표' 지역혁안 정책 표류 우려감을 키운다.취임 불가 80일 만에 20%대까지 추락했던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까지도 30%대 초반을 겨우 회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지율 지진에서 버팀목이 되어 줄 여당마저 불협화음, 갈라치기 등으로 내홍 중인데다 여사를 비롯한 대통령 주변 논란까지 끊이지 않고 있으니 국정을 온전히 주도 할 윤 대통령의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을 지, 언제고 볼 수 는 있을런지 의문 부호가 달린다.겨우 5년이다. 대통령의 정책 집행을 위한 씨앗을 심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초석이 제대로 쌓이지 못하면 '지역맞춤형 성과내기'도 난망에 그칠 것이다.윤석열 대통령의 지방시대가 허울뿐인 약속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본다. 주현정 무등일보 취재1본부 정치행정팀 차장
- · [무등의 시각] 지구의 경고, 언제까지 무시할 건가
- · [무등의 시각] 그토록 지키고 싶던 권진규의 영원
- · [무등의 시각] "주택담보대출비율 80%로 완화했지만 누가 사"
- · [무등의시각] 바보야! 문제는 설득논리야!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