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9(화)
현재기온 5.8°c대기 보통풍속 1.3m/s습도 78%

[코로나19 1년]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 "우리 스스로 방역수칙 지켜야 일상 되찾을 것"

입력 2021.01.19. 14:13 수정 2021.01.19. 18:50
선제적인 광범위 검사로 1·2차 대유행 대응 성과
3차 대유행 지나면서 의료·방역종사자 피로 절정
영업중단 업주 과격한 항의에 어린 직원은 울기도
서운함 있지만 대부분 시민들 동참하고 격려해줘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

광주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것은 지난해 2월초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6월말 광주시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그간 전국이 신천지발(發)·이태원발 확진자로 들끓는 와중에서도 광주는 준청정지역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대전 방문판매업체와 광륵사를 매개로 하루 수십명의 확진자가 쏟아졌고 이 대위기에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진두지휘한 박향 복지건강국장(당시 자치행정국장)이 재등판했다.

코로나19 국내 발생 1년을 앞둔 19일 무등일보는 박 국장을 만났다.

박 국장은 이 시기가 광주 코로나19 방역에서 터닝포인트였다고 말한다. 이전까지 정부를 비롯해 광주시도 코로나19는 메르스와 유사하다고 판단해 유사한 메뉴얼로 대응했지만 점차 바이러스 실체가 드러나면서 다른 메뉴얼이 필요해졌다.

박 국장은 "코로나19는 메르스보다 치사율은 떨어지고 증상은 의외로 가볍지만 확산 속도가 빨랐고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연내 종식이 힘들 것으로 예측했고 '장기전'이 필요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 국장은 투트랙(두가지 경로)으로 접근했다. 하나는 확진자가 발생하면 신속히 동선을 추적해 밀접접촉자를 찾아냈고 과하다 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검사·검진 범위를 넓혔다. 또 하나로 요양병원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연령층 시설에 대해 선제검사 조치를 한 것이다. 이로써 광주는 2차 대유행을 신속히 종식할 수 있었다.

그러나 3차 대유행 위기는 박 국장을 비롯해 의료진과 방역당국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지치고 지친 상태였다. 박 국장은 "코로나19 사태가 1년이 넘게 지속되면서 의료진과 방역당국의 피로도가 극심한 상태였다. 쓰러지는 직원들도 생겨나고 지쳐서 우는 직원들도 일상적으로 나타났다"고 토로했다.


이런 악조건을 견딜 수 있었던 건 사명감이다. 박 국장은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면서 "서로가 힘든 걸 잘 알기에 서로가 북돋아 주면서 버텨왔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요구와 항의도 방역종사자들을 때로 지치게 했다. 박 국장은 "시민들마다 요구하는 기대치가 있다. 정보도 빨리 주라고하고 동선은 왜 안 알려주냐고 소리친다"고 말했다. 또 "확진자가 발생한 일부 업체 관계자들이 왜 내 가게 이름 알렸느냐고 항의하면서 사무실까지 쫓아와 고성을 지르기도 한다"면서 "경륜 있는 공무원들은 달래기도 하고 못 본 척도 하고 하지만 어린 직원들은 버거워서 울기도 한다"고 전했다.

박 국장은 또 "마스크 쓰는 기본적인 방역수칙만 잘 지켰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감염이 생겼을 땐 화가 나고 안타깝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내에서 종교나 정치적인 소신 때문에 방역수칙을 의도적으로 어기거나 자신의 동선에 대해 거짓말한 사례가 있었다"면서 "협조해도 힘든 상황에 비협조적이거나 방해를 하는 경우는 몇 배는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박 국장은 "그런 시민들은 일부고 대부분 광주시민들이 방역에 함께 동참하고 또 격려해줘 힘이 날 때가 많았다"고 했다.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시민들이 '힘내라'고 응원해주고 또 어떤 날은 고등학생들이 직접 쓴 감사편지를 사무실에 찾아와 문에 붙여두기도 한 사례도 알려줬다.

그에게 코로나19 장기화로 시민들이 지쳐가고 방역수칙 준수가 느슨해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걱정이다.

박 국장은 "올해가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집단면역이 생기기 전까진 지켜야 한다"며 "조금씩 경제적 활동 부분은 풀어나가겠지만 그럴수록 우리 스스로 방역수칙을 더 잘 지켜야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삼섭기자 seobi@srb.co.kr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srb.co.kr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