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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무등일보가 함께⑨] 정치현장이 변한다

입력 2021.03.02. 19:05 수정 2021.03.23. 09:27
국민면접 현장서 '픽미업' 외치고 부캐까지 동원
서울시장 경선, 오디션 예능 방불
대면 축소 대신해 온택트로 돌파
多채널은 필수…트롯가수 변신도
지난달 21일 더불어민주당 4·7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 선출 경선대회는 전면적으로 온라인 중심의 실시간 중계로 이뤄졌다. 민주당 유튜브 공식채널 '델리민주' 갈무리

"박영선 힘내라♡. 써니 화이팅♥", "바람이 분다 우상호. 바람이 분다 우상호!!!"

팬들의 응원 속에 두 명의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국민들 앞에 섰다. 코로나시대를 맞아 이제는 과거의 유산이 된 체육관 유세가 아닌 파란색 벽이 사방을 꽉 채운 스튜디오 안에서 수많은 카메라와 조명을 마주하게 됐다. 두 후보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관객 아닌 유권자에 표를 달라며 '픽미업'(Pick me up)를 외치는 이곳, 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면접' 현장이다.


◆코로나 영향 핫해진 온라인 정치

지난해 1월20일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꼬박 408일째가 된 2일 정치권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달 21일 민주당 공식방송국 델리민주TV를 통해 열린 4·7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 선출 경선대회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 제2 도시 부산의 당 대표후보를 뽑는 경선은 예년 같으면 지지자들과 군중이 군집한 체육관에서 열렸겠지만 이제는 군중이라는 '오프라인'이 사라지면서 '온라인 광장' 시대를 맞았다.

민주당도 시대변화에 발맞춰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당원과 시민들이 면접 과정에 참여해 인물과 비전, 정책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방식도 세련돼가고 있다. 공약을 단순히 발표(프레젠테이션)하는 데 그쳤던 예전에 비해 이번 경선에서 후보들은 특색을 살린 다양한 방식과 시각적 효과를 동원해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했다.

후보들은 인터넷 포털 인물DB(데이터베이스)나 나무위키 백과사전 등을 읽어가며 자신의 경력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하는 한편 중간중간 에피소드를 곁들였다. 이세돌 9단, 김순애 남구로시장 상인부터 캠프 자원봉사자 등 지지자들이 출연해 삼행시로 후보를 홍보하기도 했다.

투표 또한 완벽한 비대면 체제를 갖췄다.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투표는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온라인으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는 같은달 28일부터 이틀간 ARS로 진행됐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후보선출 개표 행사도 최소 인원만 참여한 채 대부분 당원과 시민들은 온라인으로 박영선 후보가 최종 시장후보로 선출되는 결과를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4일 유튜브로 의정보고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트로트 가수 '향산슬'로 분해 의정성과를 알리고 있다. 양향자TV 갈무리

◆"유권자에 닿기를…" 고군분투

"마륵동 탄약고 이전사업 시작해 40년 숙원 사업 향자 이뤘네."

양향자 민주당 의원(광주 서구을)은 지난달 4일 유튜브에서 진행한 온택트 의정보고회가 한창이던 때 은색 자갈치 재킷을 입은 트롯가수 '향산슬'이 양 의원의 활약을 주제로 한 노래를 맛깔나게 불러 젖혔다. 양 의원은 이날 의정보고회에서 지역 추진 사업 현황과 예산 확보 성과 등을 보고하고 줌(Zoom)과 유튜브 채팅창을 통해 의견을 나누는 등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했다. 특히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의정보고회에 부캐(부수적인 캐릭터)를 불러오며 이목을 끄는 동시에 참신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정치인들의 대중 접촉 금지는 의정보고회 또한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의정 활동과 성과를 알리기 위한 의정보고회를 위해 품을 아끼지 않는 의원들의 모습이 연출됐다. 과거 대규모 공연장 등을 빌려 세를 과시했던 의정보고회 대신 차별화된 기획과 시각 효과가 그 영향을 대신해 가고 있다.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도 지난 1월 20일 '시민 뜻대로'를 주제로 첫 의정보고회를 온라인으로 열었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줌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했다. 입법과 예산, 국정감사 결과를 팩트체크 형식으로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대부분 광주·전남지역 의원들이 매주, 매분기 또는 연말 개인 페이스북 등 SNS나 문자메시지로 의정 활동을 보고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이같은 형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특히 책자 형태의 의정보고서보다 간단명료하고 눈길을 끌면서도 '공유와 전달'이 빠르다는 장점으로 더 많은 유권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온택트 방식의 의정활동 문화는 광역·기초의회 등 풀뿌리정치인들에게도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행정감사를 비롯해 시정질문이나 정책토론회에서 최소 인원만 참석한 채 유튜브 등을 통한 생중계를 진행했다. 단순 현장 토론회를 송출했던 초기 단계를 지나 많은 의원들이 시민과 실시간 채팅을 통해 소통하는 등 방식에도 익숙해지고 있다.

광주시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지난해 초중반만 하더라도 온라인 정책토론회를 한다하면 의원들이 부담을 가지거나 실시간 소통을 할 줄 몰라서 애를 먹었다"면서 "지금은 다들 젊은층 못지않게 능숙할뿐더러 온라인 영향력을 체감하며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삼섭기자 seobi@srb.co.kr


[코로나19 극복…무등일보가 함께 하겠습니다]

 오승용 "언택트 시대, 정치인 소통 빈도 높아졌지만 품격은 역행"

공동체 유지 위해 포용 리더십 필요

코로나로 여론 확증편향 심각해져

사회여론 홍해처럼 쫙 갈라져 있어

극단 입장 중용할 정치세력 나와야

오승용 킹핀정책리서치 대표

"언택트 소통을 하다 보면 적이 안 보이니 강도 3으로 할 것을 강도 10으로 합니다. 소통의 필요성과 빈도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는데 품격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입니다."

오승용 킹핀정책리서치 대표는 2일 무등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정치인들의 소통 리더십이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오 대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정치인들이 유권자와 대면할 기회는 줄어든 반면 행동과 말 하나하나가 온라인으로 실시간 공유되기 때문에 소통할 필요성은 몇 배로 커지고 빈도 또한 높아졌다. 그러나 현재 국내 정치를 보면 늘어난 빈도에 반해 소통의 품격은 되레 역행하고 있다.

오 대표는 "예컨대 부모가 자식들 앞에서 매일 서로에게 쌍스러운 욕을 하면 자식들이 똑같이 (그 말들을) 입에 달고 산다. 반대로 서로가 존중의 언어를 쓰고 대한다면 그런 소통방식을 보고 배운 자식들은 훨씬 포용적이고 존중할 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정치 지도자가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지지자의 모습이 결정된다는 것.

그는 "정치 리더가 정치적 견해가 다른 국민을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 것처럼 그래 가지고는 안 된다. 그것은 공동체를 결단내고 우리 편끼리만 공동체하자는 것"이라면서 "서인과 남인이 싸우다가 노론과 소론으로 나뉘어 싸우고 노론이 또 벽파와 시파로 나뉘어 싸우는 것처럼 공동체로서 유지가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 리더는 포용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나와 다른 정치적 견해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것. 또 비판은 하지만 혐오에 가까운 비난을 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극단화된 여론에 포용 리더십 절실"

오 대표는 오늘날 정치지도자의 포용적 소통 리더십이 더욱 필요한 이유로 양극단화된 여론과 집단 내 확증편향이 강화되고 있는 것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프라인에서는 서로 이견이 있다고 하더라도 톤다운(수위조절)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또 마주침이 일상화이기 때문에 갈등을 줄이기 위한 본능에서라도 이견이 중화되는 과정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나의 의견과 같은 사람들하고만 교류하고 소통하게 되면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정보를 습득한다. 그러면서 더 과격해지고 급진화되는 현상, 즉 집단극단화가 나타나고 코로나19 시대에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극단화된 양쪽 집단의 목소리가 세지면서 중간지대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중립적인 목소리가 나올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오 대표는 지적했다. 다수의 의견 앞에 소수의 의견이 침묵하고 동조하게 되는 침묵의 나선이론 같은 것이다.

오 대표는 "한쪽에서는 극단적으로 지지하고 한쪽에서는 극단적으로 공격하면서 이 사회 여론이 홍해바다처럼 쫙 갈라지고 있다"면서 "양극단의 목소리도 필요할지만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중간지대에서 절충하고 타협하고 소통하는 중용의 정치세력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중용의 목소리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언론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중간지대에서 온건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언론의 목소리"라며 "지금은 언론들이 코멘트를 따더라도 중간의 목소리보단 극단적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치권에 대해서도 "극단적 발언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규율을 하면서 다른 목소리를 낸다고 공격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해선 안 되게 해야한다"면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오히려 용기 내고 있다고 칭찬받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삼섭기자 seobi@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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