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 주민들 해남보리로 수제맥주 만든다

입력 2020.05.18. 18:31 이윤주 기자
연호리 마을기업 연호㈜
하반기 제조시설 가동
주민들 자본·열정 모아
로컬푸드·일자리 창출도

땅끝마을 해남에서 자신들이 직접 재배한 보리로 수제맥주 만들기에 나선 마을기업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해남 황산면 연호리 마을기업 연호㈜가 그곳이다.

마을기업 연호㈜는 농촌진흥청, 전남농업기술원과 공동으로 5억원이 사업비를 투자해 맥아, 수제맥주 제조시설을 설치해 올 하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국내육성 맥주보리 품종이용 맥아제조 및 사업화 시범사업'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국내 맥주보리 품종을 이용한 수제백주를 제조해 수입맥아를 대체하고 지역특화맥주 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5월 처음 열린 '연호보리축제'와 연계해 수제맥주만들기 체험, 맥주 직판행사 등을 통해 효과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마을기업 연호는 지난해 박칠성 이장을 중심으로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농업회사법인으로 출발한 해남의 대표적인 마을 기업이다. 처음 15명이 주민들이 5천300만원을 출자해 시작됐으며 지금은 35명으로 주주들이 늘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에 의지하기 보다 자체적인 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설립 첫해인 지난해 배추재배로 수익을 내며 로컬푸드에 자신감을 얻었다. 올해는 마을펀드를 조성해 토지를 구입하는 등 배추재배를 본격화한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유통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여전히 생산량의 70~80%를 기존 유통업체에 내주고 있지만 출향인들을 대상으로 한 '고향마케팅' 등을 통해 차츰 자체유통망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판매망이 확보되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짓고 친환경, 유기농 등 제품의 질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보리농사가 많은 마을의 특성을 살려 개최한 마을축제인 '연호보리축제'는 주민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됐다. 기획부터 예산, 진행까지 모두 주민들 스스로 마련한 터라 다소 서툰 부분도 있었지만 마을기업에 대한 가능성과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특히 올해는 행정안전부의 '마을기업'에 선정된데 이어 이번 수제맥주제조사업에 참여하며 마을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을기업 연호㈜ 민경진 이사는 "마을기업이 활성화돼 기존 주민들의 소득 창출과 함께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고 싶다"며 "청년부터 어르신까지 한데 어우러져 함께 잘사는 농촌마을의 미래를 일구고 있다"고 말했다.

해남=박혁기자 md181@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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