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 수놓은 수국의 향연속으로

입력 2020.06.16. 13:45 박혁 기자
해남 봉동계곡 ‘포레스트수목원’
축제 취소에도 관광객들 줄이어
200여종 7천본 만개 희귀종 눈길
지역 농산물 판매 주민들과 동행
댄싱엔젤 희귀종

땅끝마을 해남에 여름을 맞이하는 꽃잔치가 열렸다. 두륜산 자락 서쪽 골짜기를 장식한 수국의 향연이 그것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수국정원이 조성된 '포레스트(4est)수국원'이 꽃내음을 가득 머금은채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축제가 취소됐지만 여전히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여드는 이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포레스트 수목원'이 빚어낸 수국의 향연속으로 들어가보자


◆전국 최대 수국 희귀종 보유

해남 두륜산 서쪽 골짜기 봉동계곡에 자리한 '포레스트 수목원'은 전국 최대 규모 수국정원이다. 6월부터 7월까지 소나무 숲과 여름의 꽃 수국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내뿜는 향기가 오감을 자극하며 힐링장소도 급부상하고 있다.

포레스트 수목원은 전국 60여개 수목원 가운데 수국 품종과 개체수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0여개 품종의 7천여본 수국이 활짝피어 있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희귀수종 가운데 60% 이상 특허 수종이 식재돼있다.

또 아열대유실수원을 비롯해 상사화원,편백숲,도라지원,구절초원,대나무원,약초원 등 30여개의 주요시설에 그라수정원,국화정원,다알리아원,수국정원,향기원 등이 꾸며져 있다.

지난해 처음 '땅끝수국축제'를 열어 '인문학과 수목원의 만남'을 주제로 동서양 철학적 이상향이 듬쁙 담긴 정원들을 선보인 바 있다.

올해도 두번째 축제를 계획했지만 '코로나19'로 취소한 상태다. 이번 축제를 위해 준비한 '댄싱에젤'은 핑크빛 꽃송이에 꽃잎 한장한장 천사가 춤추는 장면을 연상하게 만드는 독특한 무늬가 새겨져 있어 들여다 볼수록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축제기간이 아니라도 포레스트수목원은 365일 사계절을 즐길 수 있다. 봄에는 루피너스,꽃잔디,팔꽃나무,박태기나무,분홍튤립,삼색참죽나무 등 동시에 분홍계열 꽃동산이 장관을 이루는 분홍꽃축제가 펼쳐진다. 가을에는 핑크몰리,댑싸리,구절초,줄맨드라미,목수국 등이 어우러진 팜파스축제 그리고 동절기 햇빛이 들지 않은 복사면을 이용한 얼음축제가 마련돼 있어 사계절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선사한다.


◆10년 집념 고향에서 결실

전국 최대 규모의 수국정원 조성은 해남 출신인 포레스트수목원 김건영(56) 원장의 집념과 노력의 결실이다.

해남군 산이면 출신으로 강진농고를 거쳐 대학에서 식물학을 전공한 김 원장은 경기도 골프장에서 20여년을 종사하다 골프장 조성 전문건설회사를 차렸다. 회사를 운영하던 김 원장은 자신의 꿈인 수목원 조성을 위해 2013년부터 희귀수종 수국을 구입하고 수목원 부지를 찾아 나섰다.

전국 방방곡을 다니던 김 원장이 결국 수목원 부지를 찾은 곳은 자신의 고향인 해남이었다.

김 원장은 2015년 해남 현산 봉동계곡 일대 임야 19만8천㎡의 부지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수목원 조성에 들어갔다.

차별화된 수목원 조성을 위해 아침고요수목원, 식물원 등 전국 수목원 50여 곳을 수백차례 방문·견학하고 배웠다. 또 전국을 누비며 지역의 장단점과 기후여건 등 다양한 입지여건을 연구하고 실증한 기간만 8년에 이른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우리나라 최남단 해남에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사계절 내내 축제를 기획해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마침내 서울과 수도권 관광객 유입에 성공했다.

특히 포레스트수목원이 아니면 볼수 없는 희귀 품종의 수국을 구입하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며 희귀품종 전문 수집가들을 찾아 다니며 발품을 팔았고 한줄기씩 수국을 구입해오며 현재 200여 가지의 품종을 수집했다. 어렵게 구한 희귀수종을 전국 최대 규모로 조성하며 접근성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이같은 김 원장의 노력은 지난해 처음 개최한 '땅끝수국축제'에 6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등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과 상생 실천

지역 주민들과 공동체문화를 실천하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처음 축제를 시작하면서 인근 마을과 농가들과 공존하기 위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해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또 축제 기간 수목원을 찾는 방문객들로 인해 주변 음식점도 특수를 누릴 수 있었다.

수목원 내부에 영업시설을 조성할 수도 있었지만 지역과 함께가야 한다는 김 대표의 소신이 여러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또 축제기간을 비롯해 여름 성수기에는 안내원,주차요원 등 3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톡톡히 하고 있어 지역민과 상생하는 수목원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건영 원장은 "축제기간 수목원 곳곳에는 포토존이 설치돼 화사한 수국밭에서 추억을 사진으로 담아갔으면 한다"며 "청정지역의 자연을 흠뼉 마시고 힐링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움추렸던 몸과 마음을 씻어 내리고 땅끝해남의 정기를 받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해남=박혁기자 md181@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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