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이제 코로나가 종식되리라는 희망이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서민 삶은 파탄지경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우리 지역 중소기업의 파산신청 증가율은 전국 최고수준이고, 가계대출규모는 기업대출규모를 넘어서 사상 최대라고 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수 개월내 디폴트 선언이 속출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최근 서울회생법원은 증가하는 파산, 회생신청건수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준칙을 개정했다. 코로나19로 변제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는 개인회생 신청자들이 회생절차를 포기하지 않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개인이나 법인이 증가하는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울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회생 파산제도이다. 법인회생이나 파산의 경우 그 절차가 복잡하고 법률비용이 크기 때문에 쉽게 이용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부채가 5억 원 이하인 개인의 경우 일반회생절차보다 신속하고 간편하게 회생 인가를 받을 수 있는 개인회생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개인회생은 간단히 말해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수입을 얻고 있는 자가 장래 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3년간 일정하게 변제하면 파산선고 없이 남은 채무금을 면제받을 수 있는 절차이다. 개인회생제도는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해 운영되므로 채무자 주소지 관할의 각급 지방법원에서 그 절차를 관할한다.
개인회생은 수입의 일정금액을 변제한다는 점에서 채무자의 지급불능을 선언하는 개인파산과는 다르다. 채무자의 상황에 따라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을 선택하여 신청할 수 있지만, 개인파산의 승인비율은 실무상 매우 낮은 편이다.
개인회생과 비교되는 제도는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개인워크아웃제도이다. 법원의 법적 절차가 아니므로 특별한 법률비용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대신 원금이 원칙적으로 탕감되지 않고 전액을 변제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또한 변제기간도 개인회생의 3년에 비해 최장 8년으로 긴 편이다.
이같은 다양한 도산제도들 중에서 개인회생제도가 갖는 유일한 장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더 이상 채권추심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대출금, 카드대금 등이 연체되기 시작하면 채권자들은 바로 법적인 추심절차에 돌입한다.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경매를 신청하기도 하고 채무자의 급여를 압류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채무자 및 그의 가족은 정상적인 생활을 더 이상 영위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개인회생 신청 후 법원의 개시결정이 내려지면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등이 모두 중지된다. 이는 개인회생제도가 법률의 근거에 의해 운영되는 제도이고 그 취지가 채무자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돕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경우 채권자 입장에서는 채권액을 전부 변제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채권자에게도 그 이의를 구하는 절차를 두고는 있지만 사실상 채권자의 이의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회생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경제주체의 하나인 소비자 개인을 보호하고 다시 사회에서 경제주체로 재기하는 것을 돕기 위함이다. 개인회생, 개인워크아웃, 개인파산 등 우리 도산법에서는 채무에 시달리는 채무자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두고 있다. 채무자 본인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제도를 이용하기 바란다. 박생환 변호사 (박생환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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