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15총선 호남의 선택

@강동준 입력 2020.02.10. 18:00

이성일(광주전남발전정책포럼 운영위원)

광주는 4년 전 만해도 반문정서로 들끓었다. 그러나 지금의 광주는 상전벽해이다. 그 주요한 원인은 정권재창출에 대한 호남의 간절함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호남민은 정권창출을 위해 언제나 모든 걸 내주고, 지방선거나 총선을 삼켜버려도 기꺼이 허락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총선에서도 호남민의 저변에는 정권재창출이라는 강력한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DJP연합으로 이룬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승리를 예외로 하고 진보세력, 민주세력의 대권후보는 대부분 정치경쟁이 치열한 곳, 득표확장성이 큰 지역에서 나왔다.

두 말할 필요 없이 그 첫 번째가 영남이다. 노무현은 무관일 때 대통령에 올랐고, 문재인은 노무현의 친구로 등장하여 지금 대통령에 있다. 또한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1년 만에 강력한 대권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다음으로는 충청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초기부터 대권후보로 거론되었다가 성추행 의혹으로 낙마했지만 유력후보로까지 입지했었다. 이유는 선거 때마다 이뤄지는 충청의 황금비율 3·3·3투표에 있다고 보여진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누구도 주인이 없는 지역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호남은 패싱하고 다시 돌아가 영남이다. 김경수는 드루킹 사건으로 무너졌지만 초선 때부터 대선후보로 언론에 의해 지목되었다. 조국도 부인 20건, 본인 11건의 실정법 위반으로 기소되며 무너졌지만, 그 이후에도 친문들은 미련을 버리지 못할 만큼 애착을 보였다. 본인은 부인하지만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 또한 있다.

마지막으로 찾아온 것이 호남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입각은 본인의 스펙도 한몫을 했지만, 안철수와 문재인의 치열한 대선 경쟁과 국민의당의 총선 승리로 축소된 민주당의 호남지지를 끌어올려야만 했고 치열한 국민의당과 호남의 경쟁 때문이었다. 지금도 청와대나 관료입각의 약진도 민주당의 호남에 대한 구애로부터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다가올 4·15총선은 이랬으면 한다. 첫째로 모처럼 찾아온 호남 대권후보를 위해서라도 호남에서 치열한 정치 경쟁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호남에서 민주당 일방적 가속화는 영남의 집중을 유발할 것이다. 호남의 싹쓸이는 더 이상 확장성이 없어져 호남 대선후보가 민주당에서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옛말에 잡아놓은 물고기에는 먹이를 안 준다는 말이 있다. 결혼 전에는 반지도 주고 꽃도 주며 세레나데를 부르지만 결혼 이후에는 그럴 이유가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호남인물이 장관과 5,6선이 되어도 대권 꿈도 꾸기 어렵다며 스스로 셀프역차별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둘째로 민주당의 전국정당화를 위해서도 호남에서의 정치경쟁이 필요하다. 쥐가 고양이 위한다는 논리겠지만 국민의당의 효과로 지금의 민주당은 전국정당화를 이룬 것이다. 즉 민주당의 호남위기가 영남과 수도권의 약진을 가져왔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셋째로 진정한 민주정치를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3권 분립의 나라인데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을 뽑는데 매번 절대적으로 대통령의 영향력으로 선거를 치르는 기형의 정치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지방자치는 없고 오로지 대통령 팔이만 했다.

넷째로 중앙무대에서 광주정치의 영향력을 위해서다. 국회의원은 누가 뭐라 해도 선수이다. 이번 총선에서 초선으로만 채워진다면 최소 4~8년 동안은 광주의 정치적 영향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신-구의 조화, 초선-다선의 조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다섯째 싸우는 정치, 양당제의 폐해 종식을 위해다. 양당제는 서로 승자독식을 위해 싸울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러나 다당제는 협력과 협치가 요구되기에 대립의 정치가 사라지는 효과를 크게 가져올 것이다.

여섯째 호남정치를 위해서도 정치구조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호남볼모 정치는 종식되어야 한다. 현대는 다양성의 사회이고 다변화의 시대이다. 호남은 거의 1차 방정식만 풀어왔기 때문에 타 지역의 지탄과 고립을 자초해 왔다. 지난번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호남에 모처럼 2차 방정식을 선물했다. 호남은 3~4차 방정식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호남에도 ‘여지가 있는 정치‘, ‘다양한 대안이 있는 정치’가 있었으면 한다. 스위스가 살아남는 방법, 미국 오하이오 주가 선거에서 주목받는 방법은 우리에게 큰 교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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