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소상공인을 잘 모르나본데, 우린 다 목숨 걸고 일해.'
2019년 흥행 1위, 한국 영화사 누적 관객 수 2위의 영화 '극한직업'에서 나온 명대사이다. 영화 말미의 이 대사를 듣고 많은 사람들이 소시민의 애환이 느끼고 크게 공감했다고 한다.
위 항변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데는 감독 직접 겪은 창업의 아픔을 녹여 써내려간 대사이기에 더 진정성 있게 전달된 것 같다. 17년 통계청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창업자들의 폐업 비율이 약 70%로, 10명이 창업을 시작해 7명은 또 다른 길, 다른 직업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소상공인들만의 현실일까?
태어난 그 순간부터 경제 위기라는 단어와 함께 자라 온 지금의 20대는 좋아하는 일보다 안정적인 직업을 준비한다. 이들에게서 생겨난 '헬조선(Hell朝鮮)' 이라는 단어만 봐도 직장을 갖기 위한 시기가 큰 고통인지를 알 것 같다.
광주발달장애인훈련센터는 비장애인들과 동일하게 취업에 대해 고민하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기관으로, 17년도에 개소해 국내 세 번째로 생긴 도심빌딩의 1호 발달장애인 직업훈련 기관이다. 광주광역시 교육청과 협업하여 특수교육대상 장애인에게 직업흥미와 적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직업체험을 제공하고, 취업을 바라는 성인 구직자에게는 개인별 특성에 따라 설계된 직업훈련을 실시하여 직업재활 및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서 학생들과 직업체험을 함께 하다보면, 꼼꼼하고 섬세하게, 집중력을 가지고 체험에 임하는 또렷한 눈빛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소매점의 물품을 정리하는 체험을 할 때면, 짜릿한 기분이 들 정도로 진열과 정리를 잘하는 친구가 꼭 있다. 이 모습을 볼 때마다 학생들이 이와 같이 각자의 특성에 맞는 일을 하면 참 잘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학생들의 이러한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비장애인 취업준비생들도 짧은 5~20분 면접을 통해 나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을 까? 하며 채용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데, 특히나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발달장애인들에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면접을 볼 기회뿐만 아니라, 장애인 채용 공고를 보기가 쉽지 않다. 채용시스템의 한계와 더불어 장애인 고용환경 자체가 아직은 열악한 것이 현실이며 사업주 및 비장애인 근로자들의 인식개선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4월, 따뜻한 봄에 전례 없는 팬데믹(대유행적 감염병)으로 모든 게 얼어붙었다. 사회적 거리, 손 씻기 6단계 등을 안내하는 포스터와 글, 문자들을 이렇게 자주 보기도 처음이다. 그 중 "모두 함께 이겨냅시다."라는 문구가 많이 보인다.
문구대로 국가가, 기업들이, 개개인이 각자의 위치에서 배려하고 연대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긴급재난 지원금을 지급하고 여러 방역 시스템을 통해 국민을 보호하는 국가, 경기 불황 속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기업들, 그리고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시민들. 지금처럼 '함께'함으로 위기를 나아가면 곧 극복 될 것으로 믿는다.
마찬가지로 장애인을 향한 편견과 외면도 하루 빨리 우리나라에서 사라질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코로나의 종식만큼이나 빠른 시일 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며 행복한 삶의 의미를 찾는 일터들이 4.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더욱 늘어나길 바란다.
하효진 광주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상담원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