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고(死苦)와 사고(事故)는 예방할 수 있다

@박갑수 광주시 교통정책과장 입력 2020.05.11. 09:15

불교에서는 부귀고하를 막론하고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여덟가지 괴로움(八苦)을 겪게 되는데 그중에서 죽음의 괴로움을 사고(死苦)라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뜻밖의 불행한 일도 사고(事故)라 하는데, 두 동음단어는 가까이 하지 않아야 할 불행의 대명사다.

누구나 예기치 못한 죽음과 사고를 당하는 것만큼 슬픈 일이 또 있을까? 생과 사를 가르기까지 하는 사고는 길을 가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또는 가족과 보내는 행복한 시간에도 불시에 찾아온다.인력으로 피할 수 없는 것이 사고겠지만, 우리가 미리 인지하고 예방할 수 있는 것 또한 사고하고 할 수 있다.

대다수의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어려서는 잔소리라고 느낄만큼 "차 조심해라, 길 건널때는 좌우를 살펴라, 무단횡단은 절대 안된다" 라고 입이 마르도록 교통사고 예방과 안전교육을 시킨다. 그러나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사회에 나갈 즈음이 되면 가정과 학교에서 안전에 대한 관리가 느슨해지는 것도 현실이다.

최근 광주지방경찰청의 2019년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우리시 10대와 20대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1,410건으로 전체 사고발생 8천108건의 17.4%를 차지하고 있어 청소년, 사회 초년생의 교통안전 의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올해 우리 지역에서 3월에 일어난 20대 남녀 5명 모두가 음주·과속운전으로 사망한 사고와 지난 4월 10대 후반 학생의 오토바이 사고 소식을 생각하면 새삼 마음이 먹먹하고 아프다.

이제 사회 초년생으로 발을 딛을 시점, 꿈을 펼칠 희망에 가득 차 있을 어린 학생, 젊은 청년들의 사고 소식과 참혹한 현장의 모습이 눈앞에 생생해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광주시는 교통질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수능이 끝나고 운전면허 취득률이 높아지는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톡톡 튀는 스팟 영상을 제작해서 교통량이 많은 주요 관문로에 위치한 전광판, 버스도착정보시스템 등에 송출해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예방 노력을 병행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 교통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교통안전 의식이다. 개개인마다 교통안전의식이 자리잡기 위해선 어렸을때부터 가정과 학교, 사회의 꾸준한 교통사고 예방과 안전교육이 뒷받침 되어야만 한다. 교통안전은 과하다 싶을 만큼의 관심과 반복, 강조가 필요하다.

자녀가 어릴때는 교통사고 예방과 안전교육을 열심히 하다가 성장할수록 간과하기 쉬운 것이 현실이지만, 늙고 병들어 헤어지는 아픔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인한 이별로 평생 잊을 수 없는 고통의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 특히, 혈기왕성한 청소년, 사회에 막 진입하는 초년생 자녀에 대한 교통안전 교육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잠깐의 방심과 부주의로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 이웃과의 영원한 이별을 예방하기 위해 오늘 저녁에 잠시 시간을 내어 가정에서 자녀들과 함께 교통사고의 위험성과 예방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라 권하고 싶다. 어른들 또한 나부터 말이 아니라 생활속에서 교통질서를 솔선수범하여 지키는 모범적인 모습이 필요하다.

광주시도 시민들이 교통사고 예방과 안전에 대한 일상적인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촘촘한 정책으로 뒷받침 할 것이다. 우리시와 가정, 학교, 사회 각 분야의 관심과 실천 노력들이 모이면 수많은 교통사고로부터 소중한 가족과 이웃의 목숨을 지키는 '교통안전의 수호신'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박갑수 광주시 교통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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