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함께 고민하다- 청년이 된 딸을 생각하며

@정성국 (사)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장 입력 2020.08.18. 11:25

아직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대학을 입학하고도 같은 과 친구들이 누구인지 얼굴도 모르고 카톡으로, 비대면 수업으로 대학생활을 하고 있어 무척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다. 흔히 대학 1학년 때를 가장 자유롭게 맘껏 즐기라고 얘기하는데 오히려 코로나 여파로 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주의하라하니 얼마나 답답할까 싶다. 기숙사에 들어가기 전에 구입했던 옷과 이불, 수건 등이 그대로 비닐가방에 쌓인 채 한 구석에 처량하게 놓여있는 걸 보면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생겨 우리의 자유를,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 가는 걸까? 누가 이런 바이러스를 세상에 퍼트려 우리를 힘들게 할까? 많은 학자들은 이미 수 년 전부터 이를 경고해왔다.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위기의 원인을 기후 변화의 결과로 찾고, 이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보다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물 순환 교란으로 생태계가 붕괴하고, 인간이 야생의 터를 침범함으로써 야생 생명들이 이주하고 이로 인해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거지. 한마디로 자연과 더불어 살지 못하고 개발과 파괴를 자행한 인간의 탐욕의 결과이지 않나 싶다.

초등학교 때 너는 '지구가 아프다'며 환경을 살리고 보호하기 위해 쓰레기를 줄이고 에너지를 아끼자는 얘기를 했었지. 그런데 어느 순간 빠르고 편안한 삶에 익숙해져 탄소 배출량이 많은 소비생활을 하고 있어. 우리가 지구를 사랑하고 모든 생명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순 없을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간의 활동이 줄어들자 자연이 스스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처럼 조금씩 제자리로 돌아올 텐데.

최근엔 코로나-19 보다 더 공포를 심어준 물 폭탄이 쏟아졌어. 8살 난 아이가 엄마 손을 놓쳐 빗물에 떠내려가 목숨을 잃고, 농장의 소가 살기 위해 헤엄쳐 지붕위로 탈출하고, 산사태로 마을 전체가 흙더미로 덮혀 인명사고와 이재민이 속출하는 모습을 보았지.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자연재난 역시 기후변화에서 비롯된다고 해. 지구 온도 1도를 올리는데 몇 십 년 걸리지 않았지만 1도를 다시 낮추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해야 할 지 상상이 되지 않는구나.

이런 위기 속에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선 누군가 해결해 주겠지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할 것 같아. 정부가, 정치인이, 사회단체가 해결책을 제시하고 답을 내줄 거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에 옮기는 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미래세대의 주인인 청년들이 지구를 운전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면서 더이상 지구를 아프게 하지 말자고, 미래의 새로운 정치를 하자고, 우리가 나서서 함께 고쳐 보겠다고 외쳤으면 해.

조만간 닫힌 교문이 활짝 열려 맘껏 돌아다닐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하며.

미래세대들이 우리 도시에 던지는 질문들을 선배 세대들이 함께 고민해봅니다. 광주에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속칼럼 '청년의 시선' 후속으로 '청년과 함께 고민하다'코너를 꾸밉니다. 매주 수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가는 '청년과 함께 고민하다' 새 필진은 정성국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장, 백희정 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공동대표, 박경섭 5·18연구소 전임 연구원(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연구소장), 정인기 변호사(민변 광주전남지부 부지부장), 이숙영 문화기획자(㈜좋은친구들 기획이사) 등 5명입니다. 정성국 (사)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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