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광고가 눈에 띄었다. '세대연결'을 주제로 한 자동차 브랜드 광고는 90년대 감성 X와 요즘 감성 Y, 둘의 세대 갈등을 끝낼 Z의 세대연결 기술을 강조하며 XYZ세대가 한 차에 타고 있음을 부각한다. 다른 버전의 광고에서는 마케팅팀을 승리로 이끈 건 팀장인 X도, 과장인 Y도 아닌 신입 사원 Z에게 영광을 돌리며 직급을 초월한 조직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메시지도 던진다.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서 조차 '세대연결' 밥상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세대는 단지 나이가 비슷하다고 묶이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시대에 따라 세대를 나누고 이들의 성장 배경, 사고방식, 미디어 트렌드를 파악해 새로운 소비집단을 발굴하는 것이 이미 또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렸다.
세대연결 같은 광고의 등장은 지난 4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한국기업의 세대갈등과 기업문화 종합진단 보고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가운데 6명(63.9%)은 세대 차이를 느끼고 있고 직장 내 세대 차이를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이들은 아랫세대일수록 더 많았다. '세대차이가 업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20대의 41.3%와 30대의 52.3%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40대에서 38.3%, 50대에서 30.7%만 '그렇다'고 답했다.
비영리조직도 마찬가지다. 고목처럼 뿌리내린 비민주적 리더와 '요즘 애들'로 지칭되는 실무자, 중간리더의 실종이 비영리조직이 마주한 현실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조직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해법은 도통 찾기 어렵다.
페이스북 시민사회활동가 대나무숲에 게시되는 상당수 글이 '조직문화'에 대한 내용이라고 한다. 권위적인 '선배', 동료와의 관계, 일방적인 소통, 업무 중 듣게 되는 성차별적인 언사 등의 내용이 많으며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누군가는 조직을 떠나기도 한다.
조직문화를 통해 구성원은 조직과 만나고 일하는 방식을 익힌다. 각각의 조직은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저마다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조직 내 구성원의 일상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고, 보다 평등하고 안전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실천이 필요할지 함께 점검해 나가야 한다. 문제 의식을 가진 누군가가 조직문화를 고민해보고 제안할 수 있겠지만 몇몇 사람만 노력한다고 조직문화는 변하지 않는다.
변화는 모두가 안전하게 말할 수 있을 때 시작된다. 누군가에겐 당연한 것이 누군가에겐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동료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 때 조직문화는 변할 수 있다. 세대를 넘어 함께 일한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나누며 신뢰하는 법을 배우고 조직과 일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성장한다는 의미 아닐까?
백희정(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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