驚蟄 경칩2021.03.05(금)
현재기온 7.7°c대기 좋음풍속 1.4m/s습도 99%

전남·일신방직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광주·전남지역민의 혼과 얼이 서린 곳

@김덕진 광주교대 교수 입력 2020.12.13. 10:41 수정 2020.12.14. 18:16

한 때 광주경제를 견인했던 전남방직과 일신방직이 문을 닫았고 그 부지는 민간업자에게 매각됐다. 그곳은 일제의 경제수탈 현장이고 어린 여성 노동자들의 애환이 서린 곳이지만, 해방 이후 미군정·한국정부는 적으로부터 몰수한 재산으로 삼아 공짜로 '기업가'에게 넘겨버렸다.

아! 우리 민족의 피와 땀이 건설된 전방 부지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시민에게 되돌려주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그 내용을 소개한다.

전라남도, 양잠업의 중심지

개항 이후 조선 정부는 부국강병을 위해 양잠업 진흥정책을 폈다. 그 결과 광주에 '광주부인양잠전습소' 등이 설립되어 양잠 기술을 전파했다. 1909년 기록을 보면, 전남의 양잠호는 전국 2위이지만, 뽕밭은 전국 1위였다.

일제 역시 양잠업을 장려했다. 생사를 값싸게 생산하여 일본을 거쳐 세계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서였다. 일부 생사는 일본에서 견직물로 가공되어 조선으로 비싸게 다시 들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라남도가 우리나라의 주요 양잠업 지역으로 떠올랐다. 광주·나주·창평·담양 등 전남 도내 17개소에 '잠업전습소'가 있었고 광주·전남 양잠업의 중심지였다.

전남산 누에고치 생산량이 해가 갈수록 늘어 1929년에 6만 석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전남도는 11월 3일 광주천 장터에서 '전남산 잠(蠶) 600만 석 돌파 축하회'를 거창하게 가졌다. 바로 이 날 학생들은 독립을 외쳤다. 구경나온 시민들이 합세하고 취재하러 온 기자들은 그 광경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1930년에 전남의 고치 생산량이 전국 2위에까지 올랐다. 1931년에는 600명이 참가하는 제7회 '전국 잠업 강습회'가 광주에서 열렸다. 잠업을 권장하는 '광주 행진곡'이라는 노래도 불리었다. 전남도는 일선 초등학교에 뽕나무밭과 잠실을 갖추고 교원·학생들로 하여금 양잠 실습을 하도록 했다.

누에고치로 실을 뽑는 제사공장도 광주·나주·전주·군산 등지에 들어섰다. 특히 광주에는 일본인이 세운 전남도시제사(全南道是製絲)가 1926년에 양동에, 이어 1930년에 종연방적(鐘淵紡績)이 학동에, 약림제사(若林製絲)가 임동에 있었다. 1931년 세 공장 노동자가 1천284명이나 되었다.

이 가운데 종연방적(종방)은 미쓰이(三井) 계열로 1925년에 서울에 공장을 지은 후 광주에는 1929년 학동에 공장을 신축했다. 공장 노동자 절대 다수가 여성이었고, 저가 임금, 장기간 노동(1일 13시간 노동), 주야 2교대를 실시하면서 엄청난 순익을 남겼다.

한편, 종방은 1935년 지금 임동에 면제품 공장을 설립했다. 전남산 목화를 토대로 종업원 900명, 직기 1천대의 초대형 공장이었다. 몇 년 만에 종업원이 2천명으로 늘어 그들을 수용하느라 거대한 기숙사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일본기업 종연방적에서 전남방직으로

해방 이후 이익에 눈독을 들인 제사업에 문외한인 모리배들이 앞의 공장을 적산불하(敵産拂下)를 받았다. 해방 이후 임동 종방은 '고려방직공사'의 전라공장이라는 이름으로 군정청 상무부 공업국 방직과에서 운영하였다. 공장장은 45년 11월에 임명된 김형남(金瀅楠)이었다. 김형남은 어떤 자료에는 전남 출신으로 나와 있지만, 평안남도 출신이다.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 무렵에 '고려방직공사'에서 독립하여 '전남방직공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사장은 김형남이었다. 49년 후반기에 이사장 외 9명의 부정사실이 발각되어 경찰에 의해 배임횡령죄로 검찰에 송치되는 사건이 발생하였으나, 별다른 처분을 받지 않고 김형남은 바로 이어 계속 사장으로 나온다.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전남방직은 거의 파괴되었다가, 51년 하반기에 복구되어 조업 재개에 들어갔다. 그것을 1951년 11월 김형남, 김용주(金龍周), 이한원은 공동으로 불하받고서 전남방직주식회사로 전환했고, 1961년 김형남이 전남방직에서 분리하여 일신방직을 설립했다. 김덕진 광주교대 교수 


(일신·전남방직 터 개발과 관련해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무등일보에 릴레이 기고를 보내왔다. 이들의 글을 몇차례에 걸쳐 싣는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srb.co.kr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