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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40주년에 부쳐- 5·18의 정신은 소수자에 대한 연대, 2020년의 소수자는 누구인가

@권소연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상근변호사 입력 2020.12.14. 13:37 수정 2020.12.16. 10:48


5·18이 10년도 훌쩍 지난 후 광주에서 태어난 내가 5·18로부터 배운 것은 '소수자에 대한 연대' 정신이다. 당시 광주 시민들은 자신과 상관도 없는 이들이 다치고 쓰러지는 것을 목도하곤 아무도 시키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나서 주먹밥을 만들고 헌혈을 했다. 원풍동지회는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지역에서 희생된 이들을 돕기 위해 1천700여 명의 동지들로부터 480만 원을 모금해 5·18 희생자들에게 전달하였고, 이로 인해 탄압을 받았다.

광주에서 나고 자라며 광주의 역사교육을 받은 나는 적어도 광주는 소수자에 대한 연대와 나눔에 대한 정신을 꾸준히 가르치고 또 배워왔다고 생각했다. 학업을 마치고 다시 광주로 돌아와 공익변호사 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은 장애인·외국인 노동자·성매매 피해여성·난민·성소수자·아동 등이 그들의 존재 자체로 인하여 차별을 받는 것을 배제하고, 그들의 법률적인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모인 변호사 조직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들은 아무리 말하려고 애써도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는 소수자이다. 특히 법정에서는 더더욱.

재작년 제1회 광주 퀴어퍼레이드 당시 나는 인권침해법률단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광주에서 평생 살며 듣지 못했던 온갖 혐오표현을 그 날 하루에 다 들었다. 제1회 광주 퀴어퍼레이드는 민주주의의 성지라고 불리는 광주에 '있는' 성소수자 시민들이 '광주에서' '동료 시민'으로 있음을 이 광주지역 공동체로부터 확인받고 연대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5·18의 진상이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의 시민들로부터 확인받고 공감하고 연대하며 새로운 민주주의 사회 공동체로 나아가는 발판이 된 것처럼, 광주가 우리 지역사회 내에도 다양한 동료시민이 '있음'을 확인하고 서로를 알아가며 단지 성소수자임을 넘어서 그 어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그 어느 누구의 목소리도 들리도록 하는 진정한 민주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분기점이 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광주의 일부 기독교 단체를 비롯한 보수 단체에서는 집회를 통해 그들의 존재 자체가, 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남'의 눈에 보이게) 드러내는 것 자체가 마치 재앙인 것처럼, 그들을 아주 열렬히 '혐오'했다.

어떠한 존재도 찬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구별과 배제'가 차별을 판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표식이다. 노동자라서 배제되기도 하고, 노인이라서 배제되기도 하고, 아이라서 배제되기도 하고, 이주민이라서, 여성이라서 배제되기도 한다. 그리고 80년 광주에서는 단지 '광주에서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한민국의 동료 시민에서 배제되었던 경험을 우리는 아프게 기억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들 각자는 서 있는 다양한 위치에 따라 언제든지 배제되고 차별받을 수 있는 또 다른 의미의 '소수자'이다. 언제든지 소수자가 될 수 있는 나의 다름이 우리 사회 안에서 받아들여지고 존중받기 위해서는 '너'의 다름을 받아들임으로써 '나'의 다름도 인정되는 것이 먼저이며 이것이 성숙한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의 다름에 대해 서로가 연대하는 것이 절실하다.

1980년 우리는 광주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배제받았다. 2020년 광주에서,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배제된 존재들은 누구인가. 그리고 광주는, 우리는 그들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이제는 80년으로부터 물려받은 소수자에 대한 연대와 나눔의 정신을 지금 이 순간 소외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실천할 때이다. 권소연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상근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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