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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전남방직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전남, 일신방직 부지의 가치와 활용

@천득염 전남대 연구석좌교수 입력 2020.12.27. 14:29 수정 2021.01.05. 10:29


광주 공동체에 지혜를 모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던져졌다. 소위 전남·일신방직 부지가 개발회사에 매각되었고 공업지역을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하려는 사전협상이 진행 중에 있다. 당연히 토지주는 건축밀도를 높여 개발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할 것이고 당국에서는 공익을 전제하는 목표로 논의될 것이다.

근대건축의 의미

근대건축이란 개항이후 서구열강과 일본이 한반도에 들어 온 이후 외래적인 영향으로 전통건축양식을 비판하며 근대시대에 설립된 건축을 뜻한다. 이들 근대건축은 기능에 따라 주거와 학교를 비롯하여 관공서, 금융시설, 산업시설 등 다양하다. 재료와 구조는 우리의 전통목조건축과 다른 철골 등 현대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중층이나 대경간 구조로 이루어졌다. 이들 근대건축은 대부분 쉽게 사라져 버렸으나 근래 도시재생 과정에서 주민의 일상생활을 담고 과거에서 현대로 연속성을 가진 존재로서 오히려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종연방적 전남공장의 연혁

1930년대 전남은 타 지역보다 저렴한 면화생산과 제사 노동력의 이용 가능성 때문에 방적공장의 적지였다. 주야 12시간 2교대 조업을 전개하였으니 일거에 증산을 노린 것이다. 1935년에 건설된 종방 전남공장은 1948년 전남방직공사로 명명되었고 1951년 민간에 불하되어 1952년 전남방직주식회사로 발족했다. 노동자가 많을 때에는 4천명에 이르렀다.

당시 종방은 동양 최대 규모의 면방공장을 세우기 위해 임업시험장이 포함된 광주천 하류 일대에 16만평 부지를 확보했다. 이들 중 7만평에 공장을 짓고 나머지 9만 평에는 시민공원과 위락시설을 조성하여 기증하기로 했다. 식물원·동물원·공설운동장·아동공원을 조성하기로 했고 첫 단계로 당시 명물인 풀장을 개설했다.

근대유산으로서 가치와 대안 찾기

전일방직은 시민들에게 일제수탈의 아픔과 산업화의 촉매제라는 애증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일부 건축물은 근대산업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다. 특히 광주에 마지막으로 남은 근대산업시설이며 여성 노동자들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장소이다. 즉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산업화시대의 애환이 서린 곳이며, 이제 유일하게 10만평에 상당하는 넓은 부지이고, 도심과 광주천 인근에 위치하여 도시적 맥락에서 도시재생이란 화두가 제기되는 공간이다.

어찌하여야 할 것인가? 우선 이 공간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며 도시적 맥락에서 지역의 정체성과 재생, 활성화 등에 가능한 대안이 무언가 살펴야 한다. 특히 보존여부를 고민하기 위해 부지 내에 자리하고 있는 근대건축물에 대한 엄정한 가치판단이 있어야 한다. 모든 동력을 제공하는 화력발전소, 방적공장 생산라인의 습도유지와 기숙사 난방을 위한 보일러실, 극락강에서 가져온 물을 공급하기 위한 고가수조 등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없는 1930년대 산업시설이다. 여성노동자들이 오래 앉아서 일을 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공장과 숙소, 화순에서 석탄을 옮겨온 철도, 종교시설, 국기게양대 등 버리기 아까운 흔적들이 많다. 이들은 오래되고 낡은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유산이다.

그래서 미리 도시계획이나 개발계획을 상정하고 장애가 되는 건축물에 대하여 가치평가를 낮게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않된다. 민주사회에서 개인소유의 부지이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 하는 생각은 적절치 않다.

물리적 보존과 활용방법에 대하여 가치를 우선하는 공공적 선언이 필요하다. 개발이익분에 대하여 어느 정도 공공기여를 할 것인가도 관건이다. 전체보존이냐 부분보존이냐, 원 위치에 현상보존이냐 이전 복원보존이냐, 증축과 개수, 이축이 가능한가? 외부입면 보존이냐 내부 공간과 구조체 보존이냐? 이미지 재생이냐? 등등 너무나 많은 경우를 고려할 수 있다. 또한 공간전체의 의미를 담는 산업전시관 혹은 박물관은 가능한 것인가?

무엇보다도 우선하여야 할 것은 참 가치가 무엇인가를 숙고하여야 한다. 얼마 전 광주 도시건축선언이 있었다. 이 선언에 내재된 의미가 이 공간에서 보다 귀하게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천득염 전남대 연구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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