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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 허가 문제점 알리는데 집중"

입력 2020.08.28. 12:44 수정 2020.08.28. 14:08
[성삼재 버스 운행 반대 시위 한달]
호우 피해·코로나로 집회 잠정 중단
지리산을 '오지'로 잘못 판단해 발생
권익위 제소·가처분신청 추진 계획
지리산 성삼재 시외버스 운행 반대 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지리산 도계쉼터에서 버스 운행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구례군민들이 지리산 성삼재 시외버스 운행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인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해결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고 있다.

특히 이달 중순께 발생한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데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반대 시위도 동력을 잃고 있다.


◆ 호우에 코로나까지…

구례군과 지리산 성삼재 시외버스 운행 반대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과 26일, 지난 1일과 2일 버스 통과를 막는 시위 이후 어떤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4주가 흘렀다.

이 기간동안 구례는 폭우로 지역 전체가 생채기나면서 복구에 몰두하고 있다. 여기에 광화문 집회 후폭풍으로 인해 집회자체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한마디로 '첩첩산중', '엎친데 덮친 격'이다.

김영의 지리산 성삼재 시외버스 운행 반대 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지역민의 불만이 극에 달했던 지난 달 말 직접 행동을 시작했지만, 이후 지역에 여러 악재가 겹쳤다"며 "지금은 지역을 덮친 문제를 해결하는게 가장 시급한 일이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다음달 초 열릴 국토부와 전남도-경남도의 노선 조정위원회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국토부가 경남의 버스업체에 서울과 함양, 인월을 거쳐 성삼재 구간을 연결하는 시외버스 노선을 변경·허가해 준 근거로 '지리산은 벽지'라는 것을 전제로 했다"며 "연간 수백만 명의 등산객과 관광객이 찾는 곳을 '오지'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이자 탁상행정의 극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토부 직원이 '지리산에 대한 전제가 틀려 잘못된 허가를 내줬다'고 고백했다"며 "그러면서도 '한번 나간 허가를 취소하지 못한다'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경남도와 전남도가 합의해 버스 업체에 노선 변경을 요청해야 하지만, 김 위원장은 업체 입장에서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 '수십년 노력 허사로'

오랜 기간동안 구례군민들은 870여 종의 동물과 1천800여 종의 식물이 자생하는 생태계의 보고인 지리산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구례는 노고단과 성삼재로 이어지는 지리산 등반 코스를 품고 있어 환경 보존에 더 신경썼다.

김 위원장은 "구례 사람들은 '지리산·노고단·성삼재·화엄사'를 가슴에 품고 살고 있다"며 "집집마다 10~20원씩 갹출해 황폐된 산림을 복원했고, 1967년 지리산을 대한민국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데도 앞장 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고단에서 반야봉,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종주 코스의 시작점인 구례 주민들이 지리산 환경 보호에 남다른 노력을 쏟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그러다 지난해 4월 천은사 입장료 폐지 후 교통량이 대폭 증가해 연간 45만대의 차량이 운행하면서 매연과 '로드킬' 등 크고 작은 사고 유발 등 부작용이 심각해졌다.

무엇보다 노고단 입구인 성삼재 휴게소에는 연간 11만대의 차량이 오가고 있으며, 등산객이 집중되는 여름~가을 동안엔 이 일대의 대기 오염도가 ㎥당 101㎍으로, 서울시 월평균 60㎍을 훨씬 초과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에 구례군은 모든 차량 출입을 막고 대신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셔틀버스 운행계획도 준비 중이었다.

김 위원장은 "성삼재를 찾는 자동차를 줄이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시외버스가 추가되면서 구례 군민들은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며 "성삼재에 노선버스가 운행되면 지리산의 생태환경 파괴는 불 보듯 뻔하고 셔틀 운행 등 중장기 계획에도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케이블카 추진도 중단

구례군이 지리산 환경 보호를 위해 또 하나 추진 중인 것이 케이블카다. 구례군은 2012년 환경부의 '지리산권 삭도 시범사업'에 대한 조건부 부결 이후 8년 동안 각종 용역을 통해 경제와 환경성 등을 검토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달 성삼재 도로 폐쇄 및 케이블카 설치 건의서를 환경부에 제출할 계획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외버스 노선이 변경되면서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건의는 잠정 중단한 상태다.

'시외버스 통과 저지'를 실행할 수 없게된 반대추진위는 국토부에 조정위원회 회의 내용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고, 기본권인 환경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준비 중이다. 또 시외버스 운행중지를 위한 가처분신청도 계획 중이다. 군 차원에서는 차량 통행 규제나 친환경 차량만 통행할 수 있도록 조례 제정을 검토 중이며, 전남도에서는 지리산권 3개 광역협의회를 구성 등 다각도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구례=오인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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