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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칼럼] 가능한 미래교육의 형태

@정유하 나산실용예술중학교 교장 입력 2020.07.06. 17:33 수정 2020.07.06. 17:36

초등학교 1학년때 쯤, 이모 집은 학동 삼거리, 우리 집은 남동이었다. 두 곳을 잇는 길을 1번 버스가 오가며 우리를 실어다 주었었다. 그 날은 무슨 까닭이었는지 버스를 타지 않고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고 나는 다리가 아파 상상에 빠졌다. '길이 움직여서 나를 집으로 데려다 주었으면...' 너무 간절해서 지금도 생생하다. 그 후로 시간이 흘러 오스트리아를 가느라 국제선 공항에 가서 깜짝 놀랐다. 길이 움직여서 나를 옮겨주는 것이었다. 유선전화기라서 불편함을 겪던 시절, 선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상상했었는데 무선전화기가 눈 깜짝할 사이에 상용화되었다. 이도 놀라운데 지금은 스마트폰이 되어있다. 출퇴근 길, 앞뒤로 차가 꽉꽉 막혀있을 때면 내 차가 갑자기 공중부양해 날아가는 상상을 수도 없이 했다. 만화와 SF영화에서 보긴 했지만 실제로 작년에 네델란드에서 만들었다고 하며 현대자동차에서도 연구 중이라고 한다. 상상하면 누군가가 다 만들어낸다. 나는 상상만하면 된다.

스마트폰이 가져온 세상의 변화와 코로나가 가속시키는 미래로의 질주는 준비되어있지 않은 인류에게 벅차기는 하지만 외면할 수도 없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많다는 미래학자들의 조언을 우리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대비해야 할 것 같다. 늘 교육은 미래를 준비해 왔지만 언제부턴가 세상의 발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따라가려니 뒤처지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피터 드러커가 하는 말이 옳다. 미래를 예측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미래를 창조하면 그것이 우리의 미래가 된다. 말로야 쉽지만 창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사실 얼리 어답터라도 된다면 그렇게 뒤처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또 복병을 만난다. 우리에게 체화된 페러다임을 바꾸는 일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누군가는 따라가며 누군가는 그 변화에 버텨본다. 그런데 따라가는 것 조차도 쉽지 않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시대에 우리의 교육생태계는 이대로 괜찮은가? 앞으로 사라질 직업이 수도 없이 많으며 새로운 직업이 탄생한다고 한다. 앞으로 재택근무하는 직장이 늘어나고 학벌이 아니라 능력만 있으면 되는 직업이 많아질 것 같다. 메르스, 사스, 코로나 19가 그랬던 것처럼 전염병으로 인한 언택트 사회가 요구된다. 2011년에 설립된 캠퍼스 없는 미네르바 스쿨은 모든 강의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학생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지원이 가능하며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오프라인 수업이 이루어진다. 오프라인 캠퍼스는 전 세계 어느 곳이든 가능하다. 한편 2012년에 시작된 미국 콜로라도에 있는 왓슨대학은 조금 다르다. 학위를 주지 않는다. 대신 미래의 창업자들이 벤처기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코칭, 멘토링, 워크샵, 법률자문 등을 해준다. 매우 실리적이다.

이때,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서울대를 폐지하자는 공약을 들고 나온 정치인들의 이야기는 터무니없는 것인가? 학생들은 반드시 학교에서 면대면 수업을 해야 하는 것인가? 형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사이버 초·중·고등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어떤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이용한 재택 학교수업의 보편화는 어떤가? 일주일에 두 번쯤 출석하는 교육제도는 어떤가? 재가복지서비스처럼 재가교육서비스를 공적으로 일반화시킬 수도 있겠다. 우리 아이들이 미네르바대학에서 공부하게 하고 그러한 대학을 우리나라에도 만들어 세계의 학생들이 등록하게 할 수도 있다. 언택트 세상이 되니 세상이 더욱 좁아지고 선택지는 많아진다. 정유하 나산실용예술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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