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광주 남구 백운고가 사라진 자리에 '공중 보행로'

입력 2021.03.18. 18:20 김성희 기자
백운광장 단절된 푸른길공원 연결
차량 이동 →사람 보행 중심 계획
푸드존 등 도시재생사업과 연계
내달 공사 시작 늦어도 내년 초 완공


광주 남구가 백운고가가 철거된 백운광장 일대에 새로운 공중보행로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역내 찬반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단절된 푸른길 공원이 연결되면 보행자 이동이 편리할 것 같다"는 찬성 입장과 "고가가 철거된 자리에 건축물이 다시 들어서면 오히려 도시미관을 저해할 수 있다"는 반대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8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백운광장 일대 공중보행로를 설치한다. 공중보행로는 길이 207m, 폭 4~8m 규모로 백운광장으로 끊긴 푸른길공원을 연결하는데 중점을 뒀다. 공중보행로는 푸른길공원(대남대로 219번길)에서 맞은편 화신빌딩~타이어뱅크남광주점~모아산부인과 주변 푸른길공원 일대와 남구청을 잇도록 설계됐다.

광주 남구 백운광장 공중보행로 조감도. 사진=광주 남구 제공

남구는 58억원을 투입, 이달 말 광주시공공디자인심의와 실시설계를 거쳐 다음달 공사에 들어가 늦어도 내년 초까지 공중보행로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백운광장 일대를 기존의 차량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남구는 보행자 편의를 위해 지하도 개설과 횡단보도 개선 방안 등도 논의했으나 공중보행로가 가장 적합하다고 결론냈다.

정석희 남구 지역혁신국장은 "도시철도2호선과 6천500여세대의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가 들어서면 현재보다 유동인구가 훨씬 증가할 것이다"며 "공중보행로 사업은 단순히 보행자 편의만이 아닌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하면 구도심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남구의 이같은 공중보행로 설치 계획과 관련해 시민들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백운광장 주변에서 상점을 운영 중인 A씨는 "공중보행로에 가려 가게가 안 보일 것이다. 일방적인 희생을 해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백운고가가 철거돼 이제야 시야가 확 트였는데 공중보행로가 설치되면 다시 갑갑해질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주월동 주민 B씨는 "대로다 보니 횡단보도를 건널 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차들이 많아 위험할 때가 종종 있었는데 공중보행로가 설치되면 보행자 불편이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반겼다.

김종선 백운광장 도시재생뉴딜사업 주민협의체 위원장은 "31년만에 고가가 철거되면서 이제야 시야가 확 트였는데 백운광장에 또다른 구조물이 설치한다는 생각에 주민위원들도 처음에는 반대가 굉장히 심했다"며 "고가차도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서울로7017과 울산 교차로 등을 벤치마킹하고 인접 상가들과의 협의를 통해 도시미관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남구 백운광장 공중보행로 조감도. 사진=광주 남구 제공

백운광장 공중보행로를 둘러싼 찬반 입장은 지역 최대 포털사이트인 사랑방뉴스룸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회자되고 있다.

실제 사랑방뉴스룸에는 '공중보행로가 생기면 좋을 것 같다', '길을 건너려면 몇 번의 신호등과 시간이 걸려 불편하다', '공중보행로를 랜드마크로 만들어 백운광장을 살리자'는 등의 기대감을 드러내는 찬성입장과 함께 '당장 시급하지 않다. 백운광장이 활성화된 뒤에 설치해도 늦지않다', '도시미관을 이유로 백운고가를 철거했는데 그 자리에 다시 공중보행로를 설치하는 건 세금 낭비다'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편 1989년 개통된 백운고가는 상습적인 교통체증과 잦은 교통사고, 상권 활성화 저해 등 마의 도로로 불리며 주민들의 철거 요구가 잇따라 31년 만인 지난해 6월4일 철거됐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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