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영업금지 3차례 연장에
다시 열어도 손님 있을까 우려
식당 개장 목표 처음부터 다시
업주는 월세에 세금 걱정 태산
"아, 네 3번 테이블요. 치워 드릴께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네 4번에 1인분 추가요 갑니다. 가요."
작은 고깃집이지만 코로나에도 바쁜 이 곳은 25살 청년 박모씨가 아르바이트 하는 일터다.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아 아직 적응되지 않은 데다 식당이 다른 곳보다 비교적 잘 되는 곳이어서 쉴 틈도 없다.
그렇다고 매일 일하는 곳은 아니다. 저녁 5시 30분에 출근해서 밤 11시나 12시 정도에 퇴근이다. 일주일에 몇 차례 하는 식으로 나눠서 가장 바쁜 시간에만 최저 임금으로 일하기 때문에 벌이도 시원치 않고 쉬는 시간도 많지 않아 힘들다는 설명이다.
"한 달에 벌 수 있는 돈이 60~80만원 정도입니다. 일하는 강도가 세서 매일 할 수도 없어요. 쉬는 날에는 다른 일 알아보고 있어요."
코로나가 재확산되기 전까지 사실 박씨는 유흥주점 직원으로 일했다. 이른바 '삼촌'으로 불리는 직업이다.
아담한 노래방이었지만 코로나로 광주지역에 영업 금지조치가 내려진 5월을 제외하고는 적잖은 수입이 있었다.
기본급은 100만원대 초반이지만 손님들 팁이 있어 다른 직업에 비해 수입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몇 차례 질문을 통해 들게 된 평균월급은 '300만원 대' 정도이고 많은 달은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기도 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쉽게 번다고 생각해요. 나름대로 아픔이 많은데, 예를 들어 술 취해서 고집부리는 손님 한 번만 겪게 되면 속사정 이해할 겁니다."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박씨는 전기기능사 자격으로 군대에서 통신병과를 받아 복무하다 선임하사 권유로 장기 하사관에 지원해서 군 복무를 4년이 넘도록 했다.
그렇지만 자유 분망한 성격에 대화하기 좋아하는 천성 덕에 직업군인 생활을 마치자마자 다시 유흥주점에서 다시 알바를 시작했다. 종잣돈을 벌어 식당이나 식품점, 노래방 등 상황에 맞춰 장사를 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상황이 바뀌어 버렸어요. 이제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코로나 재확산에 유흥주점 영업금지 조치가 3번이나 연장되자 노래방 주인들은 임대료를 걱정하고 있는 수준이다.
유흥주점을 운영할 때 내야 하는 각종 세금도 그렇고 지난 5월에 이어 또다시 한 달 가까이 멈춰버린 노래방 문을 연다고 하루아침에 손님이 몰려들지도 않을 것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저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관리를 잘하지 않은 선배들은 생활비는 물론 담뱃값도 없는 경우가 있어요. 될 수 있으면 통화를 잘 안하죠. 서로 마음 아프니까."
그래서 시작한 게 식당 아르바이트인데 오랜만에 해서인지 몸살 기운이 있다.
"사실 저의 가장 큰 목표는 식당을 하는 것입니다. 여러 개. 그래서 고등학생인 17살부터 한식당, 양식당 할 것 없이 경험을 해 왔어요."
그런데 식당을 개업하기 위해서는 초기 자본이 많이 필요하지만 식당 아르바이트로는 종잣돈을 마련하기가 힘들어 다시 선택했던 것이 바로 노래방이었다. "아직은 갈림길인 것 같아요. 시간이 부족하지만 코로나를 어쩌 것어요. 기달리는 수밖에 없죠. 확진자가 나온 상무지구 유흥가보다는 낳것죠." 늦은 점심을 끝내고 식당으로 돌아서는 박씨의 발걸음이 무겁다.
도철기자 douls18309@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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