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기념일2021.04.13(화)
현재기온 9.7°c대기 좋음풍속 4.7m/s습도 58%

[‘AI복지사 돌봄 서비스’ 현장]"건강 챙기고 안부도 묻고···사람과 다를 바 없어"

입력 2021.02.25. 13:40 수정 2021.02.26. 00:46
KT·서구청, 사각지대 해결
주1회 전화로 건강 등 확인
답변 내용 텍스트·데이터화
담당자에 전달…맞춤 관리
4월 1일부터는 정식 서비스

"안녕하세요. 광주 서구청 AI 상담사입니다. OOO 어르신이 잘 지내고 계시는지 확인차 연락드렸습니다."

지난 24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한 주택.

'따르릉' 울리는 전화에 장정식(75)씨가 익숙한 듯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최근 일주일에 한 번꼴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묻는 전화를 받는다는 장 씨는 수화기 너머로 자신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를 '말동무'라고 소개했다.

그가 말동무라고 일컫는 이는 다름 아닌 'AI복지사'.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된 AI복지사는 계획된 일정에 맞춰 정해진 시간에 돌봄이 필요한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다. 돌봄 대상자가 통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2분 남짓 되는 짧은 시간 동안 10가지 정도의 질문을 하며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한다.

돌봄이 필요한 정도를 살피는 "일상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실제로 도와줄 사람이 있나요?"부터 "현재 살고 계신 집에서 넘어질 위험이 많은 가요?"등 사고 위험성을 확인하는 질문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돌봄 대상자들의 현재 상황을 꼼꼼히 체크한다.

돌봄 대상자 장정식씨가 AI복지사와 대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AI복지사의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는 장 씨는 "기계와 대화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편하고 좋다"면서 "주변에 혼자 사는 노인들 모두가 이 서비스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돌봄이 필요한 취약계층이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돌봄 대상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복지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봉사활동마저 제한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KT와 광주 서구가 지역사회 최초로 소외된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AI복지사 돌봄 서비스'를 진행하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시범 운영되고 있는 'AI복지사 돌봄 서비스'는 AI복지사가 돌봄 대상자와의 안부 전화를 통해 얻은 건강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회복지사가 대상자별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쉽게 말해 AI복지사와 사회복지사의 협업으로 제공되는 데이터 기반의 최적화된 돌봄 서비스다.

광주 서구청 통합돌봄과 직원이 AI복지사가 돌봄 대상자와 대화하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관제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대상자 등록에서부터 시작된다. 사전에 사회복지사가 돌봄 대상자를 찾아가 해당 서비스 제공 동의를 받아야만 진행할 수 있다. 이후 AI복지사가 동의한 대상자들을 상대로 계획된 일정에 맞춰 안부 전화를 걸어 10여개 남짓한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이때 돌봄 대상자들이 답변한 내용은 글자로 변환된 뒤 담당 사회복지사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사회복지사는 이를 바탕으로 우선 방문이 필요한 대상자들을 구분하는 등 대상자별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준비해 제공한다.

이달 말 넷째 주 기준으로 관내 돌봄 대상자 8천여명 중 300여명이 시범적으로 서비스를 받고 있다.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편안한 목소리와 높은 의사소통 능력을 자랑해 호평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다만, 지역 특성상 사투리 인식에 대한 우려가 있다.

다양한 사투리를 AI가 어떻게 다 이해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실제로 시범 운영 초반에 사투리 인식 정확도는 70% 정도를 보였으나 현재는 80% 중후반까지 향상됐다. KT는 정확도가 90% 이상은 돼야 서비스 진행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AI의 사투리 학습에도 노력을 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긍정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사투리 약 30여개를 모아 AI에 학습시키는 등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KT는 AI복지사 시범 서비스 기간 동안 나타난 여러 문제점을 개선한 뒤 오는 4월 1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서구는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복지 서비스를 개선하고 중장기적인 통합 돌봄 사업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서대석 서구청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면 돌봄 진행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KT와 함께 도입한 AI 기술을 바탕으로 복지 사각지대가 해소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예지기자 foresight@srb.co.kr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srb.co.kr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