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광주FC의 질주를 기대하며

@양기생 신문잡지본부장 입력 2020.01.01. 15:17

양기생 문화체육부 부장

좋은 소식을 물어온다는 흰색 쥐를 상징하는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찬 새해를 누구보다 기쁘게 맞는 이들이 있다. 광주FC 선수단이다. 시민구단 광주FC는 2019년 뜻 깊은 한 해를 보냈다. K2 리그에서 출발한 광주FC는 선수와 지도자가 똘똘 뭉쳐 초반 돌풍을 일으키더니 여세를 몰아 그대로 정규리그 우승과 K1 승격까지 이뤄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팀 최다 연승, K2 리그 최다 무패 등의 타이틀은 덤으로 얻었다.

시즌 중반인 작년 7월 안양에 6점차 대패를 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시즌 내내 1위를 질주하면서 무적의 팀으로 거듭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년 만에 K1 리그에 복귀한 광주FC는 새해 1부 리그 잔류와 성적 향상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승격과 한층 커진 시민들에 대한 기대에도 부응해야 한다.

시민구단으로 재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광주FC 입장에서는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다행히 롤 모델이 있다. 대구FC다. 광주와 마찬가지로 대구FC는 시민구단이다.

2017년 K1 리그로 올라온 대구FC는 그 해 8위를 거두며 잔류에 성공했다. 이듬해에는 K1 리그 FA 컵을 들어올리며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에도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K1 리그 5위에 오르며 창단 이래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2019년 초 전용 구장인 DGB대구은행 파크가 개장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세를 보인 팬들의 호응이 컸다.

1만2천석 규모의 대구은행 파크에는 평균 1만명 대의 관중이 몰려들면서 2018년과 비교해 3배 이상의 구름 관중이 찾았다. 대구FC는 지난해 흥행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K1 리그 최고 구단으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 광주FC가 보여준 경기력과 정신력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것들이다.

K1 리그 잔류와 성적 향상을 동시에 올리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광주시의 재정 강화다. K2 리그 시절의 재정 지원으로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1부 리그 잔류의 가장 큰 장애물은 선수들의 사기라고 할 수 있다. 선수 사기는 곧 연봉과 직결된다.

K2 리그 수준의 연봉으로 선수들을 자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작년 광주FC 연봉 총액은 K2 리그에서 4번째로 높은 31억8천만원(평균8천800만원)이다.

K2리그에서 2위를 기록한 부산 아이파크는 연봉 총액이 49억2천만원(평균 1억4천만원)으로 가장 많고 전남 드래곤즈가 46억6천만원(평균 1억2천만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올해 광주FC 전체 운영 예산은 80억원 정도. 이 중 70%를 선수단에 배정할 예정이다.

사무국 운영비 등으로 32억원을 사용하면 48억원 정도가 선수단 연봉에 투입된다.

K1 리그에서 5위를 기록한 대구FC와 강원FC, 경남F의 연봉 총액 평균이 55억원(평균 1억2천만원) 인 것을 본다면 광주는 7억 원 정도가 낮다.

광주시의 재정 강화가 선수들의 사기진작에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또 하나는 지역기업의 후원이다. 수출 감소와 저물가 등으로 기업들의 사정이 녹록치 않아 후원은 언감생심일 수 있다.

쉽지 않은 과제지만 구단과 광주시가 서로 협력하고 적극 나서 지역기업들의 동참을 호소하며 호응을 얻어내야 한다.

대구FC 전용구장이 DGB 대구은행 파크로 네임 마케팅이 이뤄진 점도 검토해 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다. 광주FC가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며 우승하는 동안 시민들도 호응했다. 홈에서 치러진 18경기 동안 12승5무1패를 기록하자 시민들은 응원으로 보답했다.

지난 시즌 광주FC 누적 관중 수는 5만6천669명으로 평균 3천148명이 찾았다. 대구FC가 전용구장 개장이후 평균 1만명 대 관중을 동원한 것에 비할 순 없지만 2018년 평균 관중 1천522명에 비하면 2배 이상 많다. 광주FC도 올 시즌 7천석 규모의 전용구장이 개장한다. 시민들의 호응과 축구 동호인들의 적극적인 응원과 참여가 필요하다. 재정강화, 기업 후원, 시민 호응 3박자와 선수들의 투지가 합쳐진다면 광주FC의 질주는 올해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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