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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칼럼] 군공항 이전 : 광주시, 거래의 기술 배워라

@류성훈 입력 2020.10.28. 12:26 수정 2020.10.28. 13:36

모든 갈등 상황에는 늘 상반된 입장이 존재한다. 광주 군(軍)공항 역시 보내려는 입장과 받지 않으려는 입장의 차이가 대립의 양상으로 비쳐지고 있다.

군공항 이전 갈등이 광주 민간공항으로까지 확산됐다. 군공항을 전남에서 받지 않겠다고 하니 민간공항 이전을 재검토한다며 '1+1 패키지 방식'으로 거래하자는 제안이 툭 튀어나왔다. 민간공항 줄 테니, 군공항 받아라고 광주시가 전남도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얼핏 봐서는 광주시의 '거래의 기술'이 뛰어나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속이 빤히 보이는 잔수로 읽힌다. 그것도 광주시장이 민선 7기 시작과 동시에 '무안국제공항을 국토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광주공항을 2021년까지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한다'고 공식화 해놓고 이제 와서 슬그머니 뒤집는 형국이다. 민간공항 이전은 거래 조건이 아닌데도 말이다.

'만나서 악수' 인증샷 무의미

'군공항과 묶어서 민간공항도 보내라'는 여론이 나오자마자, 호떡 뒤집듯 뒤집은 광주시의 '재빠른 결정'은 앞으로 광주·전남 상생을 도모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게 하고 있다. 마치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협약에 따라 광주공항과 무안국제공항 통합은 올 1월 국토교통부 제3차 항공정책 기본계획에 고시됐다. 이를 토대로 KTX호남고속철도 무안공항 공유와 활주로 확장과 기반·편익시설 확충에 2조 5천43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추진 중이다. 그런데 광주시가 뒤늦게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패키지로 내걸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군공항 이전이 답보 상태인 이유는 단순하다. 첫째, 소음피해 등으로 일상생활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기피시설이 우리 동네로 오는 것이 싫고 둘째는 피해를 감내하고 기피시설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보상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남도의 '노력과 협조' 부족으로 군공항 이전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건 팩트가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광주 군공항의 소음 피해로 광주시민들은 배상금 1천411억원을 지급 받았다. 군 소음보상법도 개정돼 소송 없이 배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정도로 군 공항의 소음 피해는 누구나 공감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극심한 소음문제와 지역개발 등의 이유로 광주시가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만큼 직접적이고 계속 나타날 피해를 감내하고 기피시설을 받아야 하는 이전 지역의 입장을 공감하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도 광주시는 이전 필요성만 먼저 내세우며 일방적으로 절차를 강행, 대화를 어렵게 만들고 되레 지역 간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보내려는' 광주시는 국방부를 비롯 정부 문턱이 닳아지도록 찾아다니며 국가 차원의 획기적인 지원책을 만들고 현실적인 주민 보상비를 고려해도 모자랄 판에 '전남의 비협력' 탓만 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광주와 전남만의 일로 보고 있는 듯 한 국방부의 수수방관도 군공항 이전에 큰 걸림돌이다.

군공항 이전사업은 2028년까지 '기부(광주시) 대 양여(국방부)' 방식을 규정한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군공항 이전 특별법)'으로 추진된다. 각설하고, 광주시는 군공항 이전 대상 주민 보상비로 4천500억원을 풀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남도는 턱도 없는 금액이라는 입장이다. 광주시 용역 안으로 산출된 4천500억으론 주민들의 반대급부를 설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받아들일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이 '답'

이제라도 광주시는 상대방 입장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최대한 설득하고 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그래야 이전 대상 지역의 반대 분위기가 누그러질 수 있을 것이다.

또 전남도와 머리를 맞대고 군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적극 돕기로 했으니 양 시·도는 채비를 갖추고 속도를 내야 한다. 그래서 종전 부지(군공항 이전 후 공유지) 정비비용(8천300억원)을 국방부가 책임지도록 하고, 이전 대상지에 국가 차원의 대규모 인센티브가 가능하도록 만들어내야 한다.

최근 이전이 확정된 대구 군공항의 경우 군공항과 민간공항이 함께 이전하는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이라는 국가 차원의 파격적인 대책으로 님비(NIMBY) 시설을 핌피(PIMFY) 시설로 탈바꿈했다. 주민 수용성을 높여 성공적인 지역 유치를 이끌어냈기에 가능했다.

누차 강조했듯이 결국 열쇠는 이전 지역의 주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길 뿐이다. 국책사업의 당위성을 떠나 해당 지역민들이 싫으면 안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전남도의 협력을 바탕으로 역지사지의 자세로 모두가 공감하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길 바란다. 국가에서도 군사적 전략이자 국가 안보와 직결된 군공항 이전사업에 대해 지역민들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지원책 마련에 전향적으로 나서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류성훈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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