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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빛' 고려 불화 스테인드글라스로 재현

입력 2017.01.18. 00:00

광주 무각사 로터스갤러리, 중창불사 기념전서 공개

임종로 작가 전통방식 고수하며 10개월만 대작 완성

종교적 편견 깨는 획기적 시도…내달 15일까지 전시

불교 미술 사상 처음으로 고려 시대 불화가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 작품으로 재현돼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광주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에 따르면 작가 임종로(49)씨가 고려 시대의 대표적인 불화를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작품을 다음달 15일까지 선보인다.

2014년부터 시작된 무각사 중창불사를 기념해 특별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임 작가는 수월관음도와 지장보살도, 지장시왕도, 아미타팔대보살도 등 고려시대 불화와 현대단청, 안다라 문양 등을 전시한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유럽의 대성당 등에서 자연 채광을 활용해 성모 마리아 등 종교적인 대상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쉽게 만날 수 있다.

7세기 경 중동지방에서 시작한 스테인드글라스 기법은 유럽에는 11세기에 전해진 이래 12세기 이후 교회당 건축물에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비단이나 종이 위에 그리던 불화를 스테인드글라스로 표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대의 조화라는 점에서 획기적인 시도라는 평가다.

임 작가는 건국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1999년 이탈리아 피렌체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스테인드글라스를 배웠다.

17년간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며 미국 오하이오 대성당과 나이지리아 라고스 대성당 등에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설치했으며,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뢰를 받아 87㎡ 크기에 9명의 주교와 예수가 승천하는 모습을 담은 작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임 작가는 지난해 무각사의 제안을 받고 작품 제작에 들어갔으나 대부분 작품이 미국이나 일본에 있어서 웹사이트를 뒤져 원본에 가까운 사진을 찾아야 했다.

전통기법으로 만드는 스테인드글라스는 실물 크기의 스케치를 그린 뒤 유리 도면을 만들어 200여 가지의 전통 색이 들어간 색유리판을 만든다.

그림 형태와 명암, 색에 맞게 색유리판을 자른 뒤 스케치 위에 작은 조각을 붙여 나간 뒤 3~4회 이상 굽기를 반복했다.

1천여 년 전 화공이 불화를 그릴 때 색을 덧칠했던 것처럼 임 작가는 매일 8시간씩 작품 제작에 매달려 10개월 만에 불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작품은 앤틱(Antique) 색유리로 만들어져 강렬한 태양과 온도, 습도 등 악조건 속에서 변색과 파손이 되지 않아 영구적이다.

무각사는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전통문화체험관과 지장전에 설치할 예정이다.

임 작가는 "불교 미술과 스테인드글라스가 잘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무각사가 제안을 해와 흔쾌히 응했다"며 "스테인드글라스는 종교적인 산물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미술의 장르 가운데 하나로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무각사 청학 주지 스님은 "전통 목재 건물이라면 한지를 통해 햇살을 받았을 텐데 새로운 건물은 현대식으로 만들어 자연 채광을 최대한 끌어들여야 했다"며 "표현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은 것으로 생각해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기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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