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청산도 느림우체통 1년 만에 개봉

입력 2020.03.03. 10:15 김옥경 기자
느림 엽서 360통 수취인에게 발송

나에게 또는 지인에게 보낸 엽서를 1년 후 받아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완도군이 2019청산도 슬로걷기 축제 기간 동안 설치한 느림우체통을 1년 만에 개봉해 엽서 360통을 수취인에게 발송, 눈길을 끌고 있다.

잊고 있던 지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손 편지를 전하는 느림우체통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기다림의 의미를 부여하고, 희망을 전하는 슬로시티 청산도의 명물이다.

느림우체통은 2007년에 처음 설치해 매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추억을 담은 4천여 통의 엽서를 전달했다.

느림 엽서를 이용하려면 범바위 전망대에서 엽서를 받아 사연을 적은 후 우체통에 넣으면 1년 후에 원하는 주소로 발송해준다.

이번에 발송한 엽서에 담긴 사연도 다양하다.

‘결혼하고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변함없이 서로 사랑하고 지냅시다’라며 백년해로를 다짐하는 부부의 사연, ‘나는 여전히 널 잊지 못하고 남을 사랑하기 힘들다. 1년 후의 너는 죄책감 없이 지냈으면 좋겠다’는 헤어진 연인에게 보내는 사연, ‘1년 뒤에 과연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직장은 구했을지 궁금하다.’며 취업 준비생의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등 다양한 사연을 담고 있다.

또 ‘내년에 중학교에 올라가는데 공부 열심히 할 테니 용돈 좀 올려 달라’는 사연 대신 귀여운 그림으로 대체한 엽서도 눈길을 끌었다.

해당 엽서에는 사연을 대신한 그림이나 아이들의 귀여운 낙서 등 다채롭다.

군 관계자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느림우체통을 올해에는 봄의 왈츠 촬영장에도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며 “청산도의 풍광 사진을 배경으로 느림 엽서를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청산도의 느림우체통은 사랑과 감동을 전하고, 추억과 낭만을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이다”며 “청산도를 방문하여 꼭 한번 이용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완도=조성근기자 chosg11@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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