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과 팬 응원에 보답하겠다”
"내년에도 KIA 선수로 뛰게 돼 기쁩니다. 더 발전 된 모습 보여드릴게요."
KIA 타이거즈가 애런 브룩스(30)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KIA는 19일 "외국인 투수 브룩스와 재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브룩스는 연봉 100만 달러, 사이닝 보너스 20만 달러 등 총액 120만 달러(옵션 별도)에 재계약을 했다. 당초 받았던 연봉(47만9천 달러)보다 2배 더 많이 받게 됐다.
이로써 내년 시즌을 위한 KIA의 첫 단추가 성공적으로 끼워졌다는 평가다.
올 시즌 브룩스는 에이스로서 제 몫을 다해줬다. 23경기 동안 151.1이닝을 소화하며 11승(4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했다.
KBO리그 데뷔시즌임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194㎝·105㎏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은 위력적이었다. 직구 스피드는 140㎞ 후반대를 유지했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패스트볼 등 변화구도 예리했다. 여기에 완급조절 능력까지 갖춘 덕분에 대부분 경기를 안정적으로 풀어갔다.
제구력이 뛰어나고 타자와 수싸움에 강한 것도 특징이다. 브룩스는 볼넷은 24개 피홈런은 4개에 그친 반면에 탈삼진은 130개나 잡아냈다. 뿐만 아니라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02, 피안타율은 0.238, 퀄리티스타트는 16회를 기록했다.
강팀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한 면모를 보였기에 더 큰 힘이 됐다. 정규리그 우승팀인 NC 다이노스전에서는 19.2이닝(3경기) 동안 평균자책점 2.75로 방어했다. 2위팀인 kt 위즈에게는 5이닝(1경기) 동안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시즌 후반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순탄하던 브룩스 선수생활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미국에 거주하던 아내와 자녀 2명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갑작스런 소식에 브룩스는 급히 귀국했고 전력을 이탈했다. KIA로서는 5경기 이상 손실을 봤다.
워낙 기량이 출중하고 가정사도 있어서 KIA와 재계약을 할지는 불투명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보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브룩스는 KIA를 선택했다.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며 1년 더 호랑이 유니폼을 입기로 결심했다.
브룩스는 "내년에도 KIA타이거즈 선수로 뛸 수 있어 기쁘다"면서 "가족이 사고를 당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팬들이 보내준 응원이 큰 힘이 됐다. 지원과 응원에 보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에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브룩스와 재계약에 성공한 KIA가 지금처럼 내년 시즌 초석을 잘 다져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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