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다산책방/ 1만6천원
코로나 19 사태는 지구촌 전체를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를 예견한 소설로 주목받은 딘 쿤츠의 '어둠의 눈'이 국내 출간됐다.
번역본을 출간한 다산책방은 "'어둠의 눈'은 이례적으로 출간된 지 40년 만에 글로벌 베스트셀러로 급부상했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고 종이책이 절판된 미국에서는 오디오북만으로도 종합 4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고 밝혔다.
'어둠의 눈'은 1981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됐다.
한 중국 과학자가 중국의 새로운 생화학무기에 관한 정보가 담긴 플로피 디스크를 갖고 미국에 입국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의문의 사망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 크리스티나 에번스가 진실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저자 딘 쿤츠는 작품에서 의문의 사망사건의 원인을 '우한-400' 바이러스로 꼽았다. 중국 후베이성 외곽에 있는 RDNA 연구소에서 만들어진 설정이다.
'어둠의 눈'은 40년 전 소설에 우한 바이러스가 등장한다는 점과 실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약 32㎞ 떨어진 곳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있다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어둠의 눈'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예견한 책으로 유명세를 탔다.
40년 전 작품이니만큼 소설은 그 시절 아날로그 감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피와 살인, 잔혹한 묘사 등으로 익숙한 현대의 스릴러와 사뭇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크리스티나 에번스라는 캐릭터도 눈여겨 볼 만하다. 당시 범죄의 대상으로 등장했던 여성 캐릭터를 사건의 해결 주체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딘 쿤츠는 미국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의 책은 매년 2000만부 이상 팔리고 38개 언어로 80여개국에 번역된다. 5억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미국 언론은 딘 쿤츠에 대해 "스티븐 킹이 소설계의 롤링 스톤스라면 딘 쿤츠는 비틀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한편 딘 쿤츠 작가는 '어둠의 눈'을 수차례 고쳐 쓴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소설에서는 바이러스 근원지가 우한이 아닌 러시아였다고 한다. 1998년판부터 바뀌었는데, 그가 왜 러시아에서 중국 우한으로 바꿨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 시와 그림으로 피어난 꽃의 절규와 함성 시는 시인의 얼굴이자 내면이다.시인은 시를 통해 속내를 털어놓고 표정에 담지 못한 언어를 끄집어낸다.박노식 시인의 시도 이와 다르지 않다.박노식 시인이 최근 신작시집을 낸 데 이어 올봄을 넘기지 않고 시화집을 내놓았다.그의 첫 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달아실 刊)을 펴냈다.박노식 시인은 등단 후 9년 동안 5권의 시집을 냈고, 이번에 첫 시화집을 내는 것이니 부지런히 시를 쓴 셈이다. 그 원동력이 어디에 있냐고 묻자, "세상과 싸우기 위해, 밥벌이를 위해 삼십여 년을 접어두어야 했던 만큼 '시'를 미치도록 그리워했다"며 "남보다 늦은 나이에 꿈을 향해 걸음을 내디딘 만큼 더 치열하게 시 창작에 몰두하였다"라고 답했다.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에는 모두 37편의 시가 실렸는데, 각 편마다 꽃말을 제목으로 하고 부제로 꽃 이름을 달았다. 각 시편마다 서양화가 김상연의 그림이 곁들여져 있어, 꽃시(詩)와 꽃말과 꽃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시화집이라고 할 수 있다.가령 "자기애"라는 꽃말을 지닌 "수선화"를 시인은 이렇게 시로 적고 있다."마주 앉아서 그대의 말끝을 따라갈 때면 어느새 저녁이 오고 나의 눈빛은 강 하구에 이릅니다/가만히 보면 그대 얼굴이 우물 같아서 달이 뜨고 거기에 내 얼굴도 떠 있습니다/그대는 흰 꽃잎으로 나는 노란 꽃잎으로 다시 태어나서 우리는 지금 서로의 운명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자기애-수선화' 전문)"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라는 꽃말을 지닌 "미선나무꽃"은 또 이렇게 시로 풀어냈다."아득한 기억처럼 슬퍼지는 시간들이 있지요/ 폭발 직전의 꽃망울은 순수의 가지에 놓여서 눈을 감아요/ 지난 노래를 부르지 말아요/ 한 장 꽃잎이 강물에 떠내려간들 누가 울어주나요/ 눈물은 온몸에 있어요/ 온몸이 울어요/ 당신이 다시 돌아와 내 눈물의 노래가 되었어요('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미선나무꽃' 전문)독자들은 시화집을 통해 37개의 꽃과 꽃말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꽃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이야기를 꽃에 투영한 결과이며 오랜 세월 인구에 회자되면서 꽃말로 굳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시인이 이번 시화집의 부제를 '꽃말을 시로 읊은 가슴 저민 자화상'으로 명명했다. 시인이 정작 쓰고 싶었던 것은 꽃이 아니라 꽃 너머, 꽃말이 아니라 꽃말 너머, 그러니까 우리 모두의 자화상인 셈이다.박노식 시인은 이번 시화집 출간에 맞춰 '꽃말시'를 화가 김상연이 그림으로 표현해 낸 특별한 시화전을 연다.시화전은 광주시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5월2~14일까지 박노식 시인의 첫 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 출판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마련됐다.전시회 첫날인 5월 2일 오후 6시 오프닝과 출판기념회를 함께할 예정이다.김상연 화가는 "기존의 시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그림, 화가의 눈으로 시를 재해석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며 "시화집에 인쇄된 그림과 원화가 주는 느낌은 또 다른 것이니 전시회에 오셔서 직접 감상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박노식 시인은 "'꽃말시'는 처음부터 시화집을 목적으로 구상했었다. 시집 한 권 분량의 60여 편을 염두에 두었으나 시화집으로 묶기에는 다소 벅찰 것이라며 그가 말렸다. 그래서 37편에 머물렀으나 꽃만 남고 훗날 그는 구름이 되어버렸다"며 "더는 가슴 저미는 일이 없길 바라므로 나는 죽은 사람처럼 이 시화집을 열어보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시인은 차마 더 이상 열어보지 못하겠다고 하니 시화집을 열어 꽃말시를 읽는 일은 우리들의 몫이다..박노식 시인은 광주에서 태어나 조선대 국문과를 나와 지난 2015년 '유심' 신인상을 받고 등단했다. 그동안 시집 '고개 숙인 모든 것' '시인은 외톨이처럼' '마음 밖의 풍경'을 펴냈으며, 화순 한천면 오지에서 시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 현재 광주 동구 '시인 문병란의 집'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다.김상연 화가는 화순에서 태어나 전남대와 중국 미술대학원을 거쳐 현대미술을 특유의 기법으로 회화와 설치, 미디어, 판화 등 다양한 장르로 표현, 주목을 받고 있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 적막과 상처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
- · 음모론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의 모습
- · 소설처럼 쉽게 이해하는 우리 역사
- · '문정희 시인의 문학과 인생' 대담 특집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