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덕 시인 제자들 인연이 모태
4년째 문학무크지 '공통점' 발간해
매주 합평회 독자들과 문학적 교감
청년은 미래의 문을 여는 빗장이다. 청년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새로운 역사와 문화의 주체가 됐다.
청년이 있어야 문화가 살아난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20대 청년작가들로 구성된 문학전문예술단체인 '공통점'이 동명의 문학무크지를 4회째 발간하고 문학을 매개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등 문단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20대 문학청년들이 한데 모여 창작활동과 문학무크지를 발행하는 것은 지역 문단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은 지난 2017년 독립출판물 발간으로 시작해 올해 통권 4권을 내놓았다.
조선대 출신인 이들 청년작가들은 지난 2016년 시창작 강의를 들었던 인연과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뭉쳤다.
현재 멤버는 모두 8명이며 이중 6명이 조선대 문창과 출신들이다. 신헤아림·김병관·김원경·김나연·이서영·조온윤 씨는 2017년 공통점 창간 멤버로 모임을 꾸린 후 김현진·이기현씨가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조선대 문창과에서 시를 가르쳤던 나희덕 시인의 제자들이다.
잡지명인 '공통점'은 타인의 삶과 일상에 공감하고 문학을 통한 연대로 공존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창간호 발행 후 지난 2018년 청년센터에서 지원하는 청년커뮤니티에 선정되면서 2호를 냈고 힘과 의지를 모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공통점'은 수평적 모임을 지향하는 방향에 맞춰 대표는 없지만 조온윤씨가 사실상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201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 '마지막 할머니와 아모르 강가에서'로 등단했지만 '공통점'은 지면의 다양화를 위해 등단하지 않은 작가와 독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최근 발간한 '공통점' 4호는 기존 동인지 형식을 벗어나 무크지 형식으로 탈바꿈했다.
이번 호 주제는 '우리 모두의 아포칼립스'로 종말에 대한 청년작가들의 다양한 상상력을 시와 소설로 옮겨 지면을 꾸몄다. 코로나 시대로 기억될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종말을 상기시켜 공동체의 의미와 연대의 소중함을 되새기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필진으로는 시 장르에 sjxkfk(필명), 김병관, 김진선, 류휘석, 박규현, 양소정, 장주영, 정재율, 정다연 작가가, 산문 장르에 김나연, 김도경, 류시은, 위지영, 이기현, 조온윤 작가가 각각 참여했다.
좌담 코너에는 김원경 작가가 기획한 '코로나 시대의 사랑'을 주제로 한 글이 담겼다. 시각예술단체 '머피' 소속 이철·정덕용 작가, 그리고 신헤아림 작가가 청년 예술인의 사랑에 관해 다양한 시선을 펼쳐냈다.
인터뷰 코너에서는 이서영 작가가 리소프린팅을 전문으로 다루는 '사각프레스'의 최지선 대표를 만나 여성 창작자로서의 고뇌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기존의 전통 문예지들과 다르게 등단과 비등단, 유명과 무명에 상관없이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해 문학작품을 실어 다양성과 개방성을 지향하고 있다.
매호 공통점 소속의 창작자들이 꾸리는 기획 코너도 눈길을 끈다. 4호부터 새로이 마련한 익명 참여형 코너에는 능소화, 스지, 야옹 작가가 코로나 시대와 관련한 '폐쇄'를 주제로 글을 기고했다.
'공통점'은 매주 진행하는 합평 모임을 통한 문학 창작 및 연구로 시, 소설, 수필 등 각 참여자의 문학 창작물에 관한 면밀한 비평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쓴 글이 모여 하나의 책을 만들고 그 책이 독자들의 손에 건너가 문학적 교감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선순환 체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 5호도 발간할 예정이며 4호는 알라딘에서 인터넷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조온윤 작가는 "앞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으로 문학 저변을 넓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예술단체로 성장하고 싶다"며 "문학 또한 전공자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시나 소설을 읽고 창작할 수 있는 대중화를 위해 잡지를 기반으로 성장해가고 싶다"고 밝혔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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