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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도 화해도 용서조차 없는 현실

입력 2020.10.12. 16:45 수정 2020.10.14. 16:55
강애영 첫 소설집 '우리의 민아' 출간

소설은 그것이 사랑의 이야기든, 윤리에 대한 담론이든 혹은 역사에 대한 이면이든, 우선 생활의 세목에서부터 주목해야 한다. 그 세목을 소홀히 여긴다면 사랑도 윤리도 역사도 모두 허황하고 보잘것 없고 무력한 구호에 그친다.

강애영 소설가의 첫 소설집 '우리의 민아'(문학들刊)는 생활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누구보다 가장 치열하게 생활과 대결하는 인물들을 그리고 있다.

책을 펼치면 독자는 먼저 무턱대고 "너는 모른다."는 말을 듣게 된다. 소설집의 첫 번째 단편 '너는 모른다'는 알코올성 치매를 앓는 동생 두식을 건사하러 애쓰는 누나 영화의 이야기다. 오 년 전 동거녀에게 쫓겨나 석촌 호수에서 사실상 노숙을 하고 있었던 두식을 데려온 영화는 공공임대 주택이나 시영아파트를 얻어 주고 가재도구와 생필품을 채워 주며 그 과정에서 온갖 구차하고 번잡스러운 잡일을 대신 처리해 주는 유형무형의 수고를 감수한다. 넉넉지 못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이미 작고한 어머니를 대신하여 나름대로 동생의 갱생을 위한 뒤치다꺼리에 분주하다.

표제작 '우리의 민아'에서 등장하는 판이는 두식의 다른 이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중국 교포와 결혼했으나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이어 가는 데 실패하고 외국에서의 고된 노동으로 몸이 망가져 버렸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딸 민아를 잃어버린 후 치매를 앓아 폐인이 됐다.

누구나 겪을법한 이야기를 개연성 있는 설득을 통해 그려낸 작가의 필치가 돋보인다.

강애영 작가는 지난해 광주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한밤중에 민서는'으로 등단했으며 광주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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