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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으로의 삶의 흔적과 시적 깨달음

입력 2020.10.14. 18:30 수정 2020.10.14. 18:42
박준수 시인 제6시집 '들꽃은 변방에 핀다' 출간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광주매일신문 박준수 대표 여섯번째 시집 '들꽃은 변방에 핀다'. (사진=문학들 출판사 제공). photo@newsis.com

박준수 시인이 자신의 여섯 번째 시집 '들꽃은 변방에 핀다'(문학들 刊)를 펴냈다.

그는 이번 시집에 단순한 시적 수사를 넘어 깊은 울림을 주는 시편들을 다수 수록했다.

박 시인은 스스로의 삶을 제도권 밖에서 이방인의 삶으로 규정했다. 그래서 그의 시 속에는 시적 수사 그 이상의 표현이 주류를 이룬다.

그의 시는 태생적 삶, 곧 그의 뼈아픈 체험에서 왔다. 그는 겉멋을 부리기 위해 억지를 쓰지 않고, 빼어난 수사에 집착하기보다는 진솔한 고백을 통해 삶의 면면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어느 날 홀로 길을 가다가 숲을 만나 쉬고 싶었다. 들꽃을 만나 이야기하고 싶었다. 눈코 뜰 새 없는 일상의 쳇바퀴를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다가 돌부리에 넘어져 무릎이 깨졌다.

시 '찢어진 우산'을 보자.

절뚝거리며 걷다가/소나기를 만났다/옷이 흠뻑 젖은 채로/옛 애인을 만났다/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절뚝거리며/오던 길을 되돌아갔다/저만치 아내가 오고 있었다/찢어진 우산을 들고/물끄러미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찢어진 우산')

박 시인은 올해 이순(耳順)을 맞았다. 삶에서건 시에서건 '제도권'을 기웃거리지 않고 "들꽃은 변방에 핀다"는 당당함으로 외롭게 고투해온 삶의 흔적과 시적 깨달음이 이번 시집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가난하고 고달팠으나 행복을 꿈꾸었던 발산마을(광주 서구 양동 고지대 서민 주택가) 시절과 이제는 먼 길을 떠나 이생에 없는 부모님과 고향, 그리고 유랑의 체험들이 배어 있다.

그는 "시는 상처 입은 깃발의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찢긴 마음을 들꽃의 언어로 어루만져 본 것이 이번 시집"이라고 말했다.

박 시인은 1960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를 나와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32년간 언론계에 종사했다. 시집'길은 맨 처음 간 자의 것이다'를 포함해 6권과 다수의 인문서를 펴냈으며, 현재 광주매일신문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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