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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과 인종주의로 보는 미국사

입력 2020.10.21. 16:46 수정 2020.10.22. 10:35
누가 백인인가?- 미국의 인종 감별 잔혹사
진구섭 지음/ 푸른역사/ 1만8천원

미국에서 흑인으로 태어나 산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과 인내를 요구한다. 외모가 백인처럼 생겨도 외가나 본가 쪽 어느 한쪽에 유색 인종 피가 섞여도 백인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올해 5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에 목이 짓눌린 흑인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가 없다고 비명을 지르다 숨졌다.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였다지만 경찰의 과잉진압과 가혹행위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 물결이 미국 전역을 휩쓸었다.

재미 사회학자인 진구섭씨가 쓴 '누가 백인인가?- 미국의 인종 감별 잔혹사 '는 다양한 사료와 최신 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 인종차별의 역사와 실태를 꼼꼼히 살피고 그 허구성을 파헤친 점에서 주목된다.

여기에 한국인의 시각을 더해 내실을 기했다.

지은이에 따르면 인종과 인종 혐오의 역사는 짧다. 고전 문학과 고대 언어에는 '인종'에 상응하는 낱말이나 개념이 없었다. 중세 이전에는 '우리'와 '그들'을 가르는 기준은 신체적 특징이 아니라 문명과 종교였다.

이집트와 그리스·로마·초대 기독교의 문학과 미술에 나차난 '흑인 이미지'를 낱낱이 살핀 프랭크 스노든은 고대 사회에서 검은 피부가 차별의 토대가 된 예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것이 16세기 대항해시대 이후 신대륙의 낯선 사람들을 접하고 착취를 위한 논리적 근거를 위해 외모의 차이가 기준을 설정했다.

결국 '인종'은 17-19세기 초반에 걸쳐 인간이 임의로 만들어낸 발명품이라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1680년대 후반 아메리카 식민지 전역에서 '백인'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등장했다든가 남아공에서는 흑인을 구분하기 위해 머리카락에 연필을 짤러 넣는 '연필 테스트' 등 흥미로운 이야기도 소개한다.

책은 미국 역사가 흑인 차별과 더불어 진행됐음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실증한다.

'제헌의회'는 흑인의 몸값을 백인의 5분의 3으로 계산했다. 그렇게 인구수를 따져 각 주의 하원 의석을 배정했다.

그렇다고 흑인만 차별한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와 그리스 이민자들은 한동안 흑인 학교에 배정된다거나 백인 전용 카페 출입이 금지되는 등 '앵글로 색슨족'이 아닌 동남부 유럽인들은 2등 백인 취급을 받았다.

1676년 흑인과 백인 노동자가 연합해 일으킨 '베이컨 반란'을 계기로 백인 노동자에 대한 회유가 시작됐다.

미국의 인종차별은 제도적 ·사회적으로 이뤄졌고 이를 법은 물론 종교와 과학이 이론적 뒷받침을 했음을 지은이는 각종 사례를 통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결국 인종과 인종주의는 미국을 이해하는 하나의 키워드라고 주장한다.

진구섭씨는 고려대 사회학과를 나와 KBS America의 저널리스트로 근무한 후 현재 미국 맥퍼슨대 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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