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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고립치(孤立齒 : isolation tooth)

@손미경 조선대치과병원장 입력 2020.08.17. 16:03 수정 2020.08.20. 11:01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의 일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혼자먹는 밥을 혼밥, 혼자먹는 술을 혼술 이라고 하는 단어들이 실생활에서 새롭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도 가능한 재택근무를 하고 직장에서도 대면회의보다는 화상회의를 합니다. 아파트도 베란다 확장형이 없어지고 밖에 나가지 않고도 일광욕을 할 수 있도록 베란다가 있는 형태로 다시 바뀐다고 합니다. 모든 것이 이제 '혼자'가 편해지는 시대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치과의사이다 보니 환자들의 입안을 보면서 삶의 지혜를 보곤 합니다. 입안에는 위턱과 아래턱에 14개씩의 치아가 나란히 서로 기대어 있습니다. 사실 나란히 치아가 같이 있으면 치아 사이에 음식물도 낄 수 있고, 치아에 충치나 풍치가 있으면 옆에 있는 다른 치아에 옮길 수도 있습니다. 건강한 치아의 입장에서는 이런 치아들이 옆에 있으면 정말 밉고 귀찮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나란히 있는 치아를 없애버리면 음식물도 끼지 않고 더 깨끗하고 건강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양 옆에 치아가 빠져서 홀로 있는 치아를 '고립치'라고 합니다. 치과치료에서 고립치는 항상 치과의사에게는 고민을 주는 치아입니다. 지금 당장은 흔들리지 않고 또 옆에 치아 있을 때 보다 더 잘 닦여서 건강해 보이지만, 음식을 먹을 때 씹는 힘이 가해지면 옆에서 함께 힘을 나누어줄 치아가 없어서 혼자서 모든 힘을 견뎌야 하니 당연히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몇 배나 높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있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지속적으로 힘이 가해지면 치아가 파절되거나, 잇몸 뼈가 내려가거나 또는 삐딱하게 옆으로 기울어 지게 됩니다. 그래서 홀로 있는 고립치는 결국 몇 년을 못쓰고 빼야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립치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다른 치아와 브릿지로 연결해서 힘을 나누어 받도록 해주거나 아니면, 다른 치아보다 더 세심히 관리하고 힘을 덜 받도록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합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건강한 상태, 평안한 환경에서는 홀로 있는 것이 당장에는 편하고 홀가분할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힘이 가해졌을 때, 즉 어떤 어려움이 우리 삶에 닥쳐왔는때 우리는 그 힘을 같이 나누어 짊어질 가족, 친구, 동료가 필요합니다.

코로나 19의 지역감염이 확산되면서 경제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입니다. 이에 더하여 며칠 간의 폭우로 인해 지역의 곳곳이 물에 잠기고 산사태로 인해 사상자가 생기는 등 수해소식으로 모두의 마음속에 안타까움과 절망을 남기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그리고 폭우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많은 분들이 혼자가 아닌 '함께'의 힘으로,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통해 이 어려움을 꼭 이겨내시기를 바랍니다. 힘든 시기일수록 우리 주변에 돌봄의 사각지역에서 '고립치'처럼 홀로 힘을 받으며 힘들어 하는 이웃은 없는지 잘 살피고, 서로 기대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손미경 조선대치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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