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광주'로 만들자

박태환 다이빙 사진 한 컷 '광주'를 담아냈다

입력 2020.08.03. 19:35 유지호 기자
이제는 스포츠+관광도시, 스토리 관광도시로 만들자
3광주세계수영대회 <중>콘텐츠-1.홍보 대사
【광주=뉴시스】이영환 기자 = 박태환이 21일 오후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를 찾아 자신이 모델로 활동중인 수영전문용품 브랜드 부스에서 팬 사인회를 하고 있다. 2019.07.21. 20hwan@newsis.com

"와! 박태환이다." "진짜네 어쩜 좋아~~."

지난해 7월 21일 오후 4시30분쯤 2019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 주경기장인 남부대학교시립국제수영장 주변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마린보이' 박태환(31·인천광역시청)의 등장에 방송 카메라와 사진기자들의 셔터와 플래시가 연신 터졌다. 순식간에 수십명이 모였다.

오후 5시 100여m 떨어진 수구경기장 인근 아레나매장 앞에서 사인회가 예정된 터였다. 대회는 반환점을 돈 시점. 한 여름 30도의 불볕더위에도 팬 사인회엔 오후 1시부터 수영 팬들이 줄을 늘어섰다. 선착순 100명 대상이었다.

그를 기다렸던 팬들은 악수를 나누거나 포옹하며 셀카를 찍었다. 선물을 미리 준비해온 팬들도 있었다. 중국 '쑨양'의 영어식 이름(Sun Yang)이 새겨진 빨간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중국 팬들도 눈에 띄었다. 행사장 주변으로만 수백명이 모였다. 광주 조직위 한 직원은 "취미로 수영을 시작한 초등학생 딸들을 위해 와이프가 점심 먹고 바로 줄을 섰다"며 "아빠 일터에 온 아이들이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며 으쓱했다.

2019년 7월21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종목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을 찾은 박태환이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한국 수영의 역사"

1호 홍보대사로서의 상징성·대표성은 컸다. 한국 수영의 간판. 대회 상황은 박태환을 소환하게 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인연이 깊었다. 그는 2007년 멜버른대회(금1, 동1)와 2011년 상하이대회(금1) 때 메달을 땄다. 대회 개막 이틀째인 13일 여자 다이빙에서 김수지가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박태환이 다시 언급됐다. 세계대회에서 박태환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메달을 딴 한국 선수가 됐다. 박태환은 수영의 역사였다.

경기 일정도 맞물렸다. 대회 중후반인 10일째로 접어들면서 6개 종목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경영이 시작됐다. 전체 선수 중 절반이었다. 191개국 1천161명(남자 676명, 여성 485명). 미국의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은퇴) 등 세계적 수영 스타를 배출한 종목이었다. 베이징올림픽 400m에서 쑨양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의 모습은 각인됐다.

낯익은 풍경. 2년 전 부다페스트가 떠올랐다. 대회 폐막일인 2017년 7월 30일 오후 3시30분쯤(현지시각). 부다페스트대회 주경기장인 두나 아레나(Duna Arena) 옆 마켓 스트리트 내 광주 홍보관에 관중 100여 명이 몰렸다. 박태환의 방문 소식에 검색대 입구에서부터 외국 팬들이 따라왔다. 대한민국에 국한된 수영스타가 아니었다.

2019년 7월 박태환이 21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종목에 참가하는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광주-수영-세계대회 연결고리

부다페스트대회 홍보관 준비는 그해 4월부터 들어갔다. 사실 부다페스트대회 준비는 어려움이 많았다. 크게 3가지 측면에서다. 우선, 홍보관 설치 문제. 부지 내 위치 등 장소 선정에서부터 규모, 외관 칼라 등 디자인, 대여 물품(레이트카드), 비용 등 국제수영연맹(FINA)과 부다페스트 조직위와 협의·조율이 중요했다. 그다음은 홍보관 구성과 운영 프로그램이다. 핵심 타깃층과 이들을 중심으로 주요 타깃층을 정했다. 컨셉이 필요했다.

핵심은 개최도시 광주와 수영대회 준비상황 공유. ▲ 미디어아트와 결합된 첨단 산업 +한국 고전미와 결합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브랜드를 체험과 참여를 중심으로 부각하는 걸로 전체적인 방향을 잡았다.

마지막으로 그 '무엇'을 어떻게 채울지가 중요했다. 홍보영상과 포스터·리플릿 제작과 관련해서다. 홍보 매체 각각의 장점과 특성을 최대한 살리되, 공통의 흐름을 유지해야 했다. 홍보관의 컨셉뿐만 아니라 구성 및 운영프로그램과도 맞닿아 있었다. 이 모든 걸 연결하고, 광주 수영대회의 방향성을 구현시킬 이미지가 중요했다. 대표 이미지와 메시지는 전 세계인이 공감해야 한다. '그게 뭘까'.


◆ 상징 극대화·대표 브랜드는

광주 홍보관은 마켓스트리트에서 입소문 났다. 대회기간, 보름 동안 총 1만 여명(하루 평균 700여 명)이 왔다. 슬로건 '평화의 물결 속으로(Dive into Peace)'를 활용해 공간을 구성했다. 우선, 개최도시 광주의 먹을거리·교통·숙박·관광 자원과 광주수영대회 준비 상황 등은 'Dive into Gwangju' 테마관에 담았다. 정보 전달이 중요한 만큼 시각화(Visualization)에 공을 들였다. 영상과 인포그래픽 등을 활용했다.

문화는 'Dive into Culture' Zone(구역)에 녹여냈다. 첨단 문화산업 도시의 이미지가 필요했다. 'VR체험존' 설치를 위해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협의했다. "입주 업체 가운데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가상현실 게임 프로그램 생산 업체인 ㈜드래곤플라가 있어요. 이곳에서 만든 슈팅 게임 체험 전에, 광주 홍보영상을 10~20초가량 보게 만드는 겁니다".

김요수 경영기획실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광주 출신의 이이남 작가가 무등산을 소재로 만든 미디어아트 작품도 설치했다.

전 세계 수영팬들에게 보여줄 홍보영상과 포스터·리플릿 제작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홍보영상·리플릿 모두 슬로건 'Dive into Peace'를 기본형으로 도시·문화·미래·첨단산업 등 각각의 특성에 맞게 'Dive into □'로 변형시켰다. 한글로 작업한 뒤 수차례 영어 번역과 감수, 자문 등을 거쳤다.


◆못다 한 이야기

이미지 한 컷이 주는 감동은 크다. 보기에 따라 광주와 수영, 세계선수권 등은 연계성이 없을 수 있다.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홍보물이 나오기도 한다. 각각의 큰 테마를 관통하는 일관된 흐름을 잡아내는 게 필요했다. 홍보대사의 역할. 박태환은 한국 수영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그리고 개최도시 광주를 이어주는 핵심 브랜드였다. 준비단계에서부터 대회가 끝날 때까지 포스터 사진은 몇 차례 바뀌었지만, 주인공은 항상 그였다. 홍보대사의 상징성과 브랜드가 중요한 이유다.

그는 조직위 행사에 빠지지 않았다. 홍보 영상과 CF 출연에서부터 수영유망주 멘토링 프로그램, 공식유니폼 패션쇼, 팬사인회 등 광주와 서울을 오갔다. 훈련 스케줄을 조정하면서까지 대회 붐업을 위해 힘썼다.

또 하나는 초상권. 그의 사진을 홍보물에 쓸 수 있다는 건 큰 자산이었다. 대형 현수막과 포스터, 광주시내·시외버스·광주 지하철·서울 지하철, KTX 송정역 등에 그의 수영 이미지를 활용한 광고물이 걸렸다. 또한 공식 프로그램북·기념우표첩·리플릿·포토존·홍보물(부채) 등의 모델도 그였다.

2017년 6월 2일 박태환 선수 가족 측과 처음 만났다. 1호 홍보대사 위촉을 위해서였다. 몇 차례 만남이 이어지면서 포스터·리플릿 등에 그의 사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줬다. 홍보대사 위촉식(그해 9월 6일)을 하기 전이었다. 큰 힘이 됐다.

먼저 임팩트가 고민이었던 포스터와 리플릿 표지 문제가 해결됐다. 박태환의 다이빙 사진 한 컷이 슬로건 'Dive into Peace'의 상징성을 살렸다. 박태환이 광주의 랜드마크인 무등산 서석대에서 5·18 민주광장(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5·18 기념탑, 남부대 주경기장으로 뛰어내리는 이미지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그가 없었다면 홍보물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조직위 홍보업무를 책임졌던 실무팀장으로서,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하고 싶다. "박태환 선수 정말 고마웠습니다." 유지호기자 hwaon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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