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주화운동의 정신, 영·호남을 가로질러 흐른다

입력 2020.04.29. 15:09 서충섭 기자
5·18 40주년 특별기획, 이제는 역사연대다<2> 2·28부터 4·19까지
60주년 맞는 민주화 세 쌍둥이
까까머리 고교생 9명 희생 등
200여명 죽음으로 치른 '대가'
국가기념일 지정 뒤늦게 이뤄지며
5·18 등 민주단체 연대지원 필요
1960년 2월 28일 경북고등학교를 필두로 대구시내 8개 남녀고교생들이 오후 1시경 "학원의 자유보장" 등을 외치며 시위를 하던 도중 경찰에 끌려가고 있는 경북고등학교 학생. 3·15의거기념사업회 제공

코로나19 때문에 미처 빛을 못 보고 있지만, 2020년은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역사적인 한 해다.

대구 2·28민주운동, 마산 3·15의거, 4·19혁명이 60주년을 맞는 해이고 5·18민주화운동이 40주년을 맞는다.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궤적을 쫓는 역사적인 해가 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행사가 축소됐다.

그럼에도 그 의미까지 축소될 수는 없는 일이다. 5·18의 불길이 타오르기까지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흐름은 영·호남을 가리지 않고 계승돼 왔다.

1960년 4월 11일 밤 마산경찰서 앞에서 경찰이 쏜 총을 맞고 죽은 김영길 군의 시신 앞에서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김영길 군의 시신은 덕수병원에 안치됐다.3·15의거기념사업회 제공

그 시발점에 대구 2·28민주운동이 있었다. 2·28은 제1공화국 수립 이후 학생들이 중심이 된 최초의 자생적 민주화운동이라는 의의를 갖는다.

2·28부터 3·15를 거쳐 4·19로 이승만 대통령 하야까지 2개월간의 '시간'으로 대한민국은 식민지 해방과 한국전쟁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1956년 부통령으로 민주당 장면 후보가 당선되자 이승만 자유당 정권은 체제 위협을 느끼고 1960년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부정선거운동을 감행한다.

3월 15일 밤 행방불명됐다 4월 11일 오전 11시 마산 중앙부두 앞바다에서 발견된 고 김주열 열사. 3·15의거기념사업회 제공

그해 2월28일. 대구 수성천변에서는 1956년 부통령 선거 당시 대구에서 82%의 지지율을 얻은 민주당 장면 박사의 유세가 예정돼 있었다.

자유당 정권은 장면 박사의 유세장에 인파가 몰리지 못하게 일요일이던 28일 대구 시내 공립 고등학교들이 등교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자유당의 꼼수를 간파했다.

28일 당국의 지시대로 학교에 모인 학생들은 궐기했다. 오후 1시 800여명의 학생들이 경북도청으로 향했고 8개 학교 1천200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시위로 확대됐고 120명이 체포됐다.

이후 3월15일 치러진 제4대 대통령 선거는 역사상 최악의 부정선거라는 오명을 남긴다. 15일 마산의 투표함에서 사전투표가 발견되며 부정선거 의혹이 민주당 참관인에 의해 제기된다. 오후 3시 1천500명의 시위대가 가두시위를 벌였으나 경찰과 반공청년단에 진압당한다.

저녁즈음 1만여명의 시민이 옛 마산시청 앞에 모이는 대규모 시위로 확대됐고 대치 중이던 경찰이 발포로 8명의 고교생이 사망한다. 3·15 마산 의거다. 같은 날 광주에서도 부정선거에 항거하는 의거가 있었다.

다음달인 4월11일. 마산 앞바다에서는 3월15일 집회에 참여했다가 행방불명된 마산상고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로 떠올랐다. 이 사건으로 마산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 4·19 혁명으로 이어진다.

4월11일 마산 시민들은 다시 일어났다. 3만명의 시민이 봉기했고 시민들은 마산경찰서를 습격, 수류탄 13개를 탈취해 경찰서에 투척하며 투쟁한다. 2차례의 항쟁으로 12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700명이 체포된다.

3일간 이어진 시위는 18일 고려대학교 학생시위로 이어졌고, 결국 185명이 사망하고 4천여명이 다치는 4·19로 이어지면서 이승만은 하야하고 윤보선을 대통령, 장면을 총리로 하는 장면 내각이 들어선다.

2·28과 3·15를 거쳐 귀결된 4·19라는 대한민국 첫 민주화운동의 정신은 광주 5·18과 한몸이 돼 계승되고 있다.

광주는 228과 419번, 대구에서는 518번 시내버스가 달리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용 5·18 교재를 참고로 해 2·28 교재가 기획 중에 있다. 또한 관련 단체들은 매년 심포지움과 학술행사를 공동개최하고 있다.

5·18의 명예회복이 길었던 만큼, 2·28과 3·15 또한 그랬다. 4·19는 박정희가 자신의 5·16 쿠데타의 뿌리를 4·19로 참칭하면서 1973년 국가기념일로 일찍 지정됐다.

3·15는 2010년, 2·28은 2018년 지정됐다. 뒤늦게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민주화운동들에 대한 예우에 대해 5·18을 비롯한 전국의 민주화단체들의 연대가 촉구되는 이유다.

백승대 사단법인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연구원장은 "4·19와 5·18은 특별법으로 참여자들에 대한 예우와 계승사업 지원이 보장되고 있다"며 "반면 2·28과 3·15는 민주화운동사업법에 의해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라 지자체 지원도 규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정신계승 사업의 전국화와 연대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아직 특별법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2·28과 3·15에 대해 광주 5·18을 비롯한 전국 민주화단체들의 연대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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