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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 민중항쟁? 제 이름은요···

입력 2020.05.17. 17:07 수정 2020.05.17. 17:23
[5·18민주화운동 명칭 변화]
80년 당시에는 '폭동'으로 규정
90년대 전국화 위해 '광주' 지워
이데올로기와 가치관 차이 반영
5·18은 '민주화운동'의 성격을 인정받기 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은 당선 후 '민화위'를 구성, 5·18에 대해 광주학생과 시민의 민주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성격을 규정했다. 이후 광주민주화운동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되고, 광주청문회에서 5·18의 진상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1995년 김영삼정부는 광주학살자를 처벌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특별법을 제정했고 전두환과 노태우는 재판에 섰다. 사진은 대한민국 정부 기록 사진집

5·18에는 이름이 여럿이다. 광주의거, 광주항쟁, 광주민중항쟁 등으로 불리다 1990년 관련 법률이 제정되며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정부 공식 명칭이 확정됐다. 그러다 90년대 중·후반부터 오월정신의 전국화를 위해 '광주'를 빼고 '5·18민주화운동'으로 명명했다.

그렇다고 의거, 항쟁으로서의 표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진보 진영이나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는 '민주화운동'보다 '민중항쟁'을 선호하고 있다. 5·18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어떻게 하느냐, 즉 5·18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명칭은 달라진다. 5·18명칭이 다양한 이유는 무엇일까.

5·18명칭의 차이는 '5·18항쟁의 명칭문제-광주와 민중이라는 용어를 중심으로(최영태)' 논문 등에도 연구되어 왔다. 최 교수는 5·18의 역사적 평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봤다. 저자는 5·18명칭과 성격 규정에 대한 입장 차이는 일정한 이데올로기와 가치관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5·18은 1980년 5월 당시 계엄사에 의해 '무장폭동', '난동'으로 규정됐었다. 이후 당시 정부와 여당에 의해 오랫동안 '광주사태'로 불리었다.

같은 시기 재야·민주진영에서는 광주사태, 광주민중항쟁, 광주항쟁, 광주의거 등의 명칭을 사용했다.

'광주사태'는 계엄군의 만행과 광주시민의 피해에 초점을 맞출 때 사용했고, '광주의거'라는 표현은 계엄군의 만행에 맞서 광주시민들이 용감하게 싸우다 희생당한 민주시민들의 의로운 행위를 기리고 피해에 대한 보상을 촉구할 때 주로 사용됐다.

1988년 노태우 정부 출범 직후 구성된 민주화합추진위원회는 5·18을 광주학생·시민의 민주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규정했다. 이후 진상조사위, 광주청문회, 1990년 '광주민주화운동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법적으로는 물론 일반적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명칭이 자리잡았다.

그러다 90년대 중반 이후 지역명을 빼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광주에서 시작된 민주화운동의 열기가 1986년 6·10항쟁으로 이어지는 등 전국화에 이바지 한데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현대사의 한 획으로서 의미있는 역사라는 측면에서 온전한 민주화운동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민주·진보진영에 먼저 시작된 명칭변경 의견은 정부가 수용하면서 5·18은 '5·18민주화운동'이 됐다.

여전히 민주·진보진영에서는 당시 시위와 집회의 규모, 치열성 등을 감안해 '항쟁'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투쟁의 핵심이 영세기업체 노동자, 농민, 실업자 등이므로 항쟁 주체를 민중으로 보아야 하기에 '민중항쟁'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최영태 전남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5·18의 명칭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역사가 가지는 의미와 무게감이 남다르다는 방증"이라며 "어떤 명칭이든 1980년 당시 광주시민들이 추구했던 의도와 목표, 그리고 항쟁의 내용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면 모두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그러면서도 "여전히 5·18을 규정하는 명칭을 두고 논쟁이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충분한 논의의 과정을 거쳐보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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