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가 판매순위 역주행을 이어오며 베스트셀러에 다시 올랐다.
20일 인터넷서점 알라딘과 예스24 등지의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소설은 종합 베스트셀링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출간된 소설은 매년 5월마다 판매량이 두배가량 증가하는 등 '오월 소설'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올해는 5·18 40주년을 맞아 지난주 대비 판매 부수가 5배 이상 급증했다.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도 '소년이 온다'를 읽고 SNS에 소감을 올리는 등 소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 총리는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는 '에필로그'를 인용하며 "5·18 당시 광주 시민들의 애통함이, 피눈물이 책을 온통 적셔옵니다"라는 독후감을 남기기도 했다.
소설은 오월 당시 자행됐던 무자비한 국가 폭력을 추적한 작품이다. 국가폭력이 성별과 세대를 막론하고, 특히 어린 생명들에게까지 손아귀를 뻗치는 과정을 그려냈다. 이탈리아어로 번역돼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받았으며 영어·독일어 등 15여 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돼 세계인들에게 5·18을 알리고 있다.
광주 출신 작가의 역량도 소설의 완성도를 뒷받침했다. 한강은 과거 인터뷰에서 "제가 작품을 썼다기보다 주인공인 소년과 80년 광주를 체험했던 시민들이 작품을 썼다고 본다. 돌이켜보면 글을 쓰는 동안 저의 삶을 온전히 그분들께 빌려드린다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한 바 있다.
출판사 창비 관계자는 "광주민주화운동을 가장 아름답게 형상화한 문학작품으로 '소년이 온다'가 꼽힌다. 역주행을 이끈 구매층은 2030 젊은 세대들이 80% 가까이 차지한다"며 "문학으로 광주의 역사를 배우고 접하는 세대들의 호응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 갈수록 걱정되는 5·18 조사위 종합보고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등이 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5·18조사위 보고서 평가 간담회를 열고 5·18조사위가 내놓은 직권조사 과제별 조사결과 보고서를 평가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작성 중인 종합보고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잘못 알려진 5·18 역사를 바로잡아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는 수단이 돼야 할 보고서에 5·18의 역사적 배경이나 성격 등이 일절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27일 5·18조사위에 따르면 5·18조사위는 오는 6월26일까지 대정부 권고안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발간해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한다.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34조에 '활동이 종료될 경우 6개월 이내에 위원회의 활동 전체를 내용으로 하는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5·18조사위는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를 마친 뒤 종합보고서와 함께 진상규명 의결서, 백서를 공개할 예정이다.또 지난 4년간의 공식 조사 활동 기간 확보한 진술과 수집한 사진·영상 등 모든 자료는 국회 동의를 얻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할 계획이다.그러나 작성 완료 기간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종합보고서의 구성이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전체 1천400쪽 분량의 종합보고서는 제1장 총론(200쪽), 제2장 계엄군의 진압작전(200쪽), 제3장 민간인 희생(350쪽), 제4장 인권탄압사건(300쪽), 제5장 북한개입설(100쪽), 제6장 진상규명 불능 과제(250쪽) 순으로 구성됐다.하지만 보고서 어디에도 5·18이 일어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성격, 진상규명을 시작하게 된 이유, 진상규명이 갖는 의의에 대한 서술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반면 국내 대표적인 민주화운동 중 하나인 부마민주항쟁의 진상조사보고서에는 '유신체제에 대항해 발생한 민주화운동',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저항의식 확산' 등 항쟁의 역사적 배경과 '유신체제의 종말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민주화운동'이라는 의의가 자세히 담겨있다.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도 8·15 광복 전후 제주도의 상황이나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 4·3사건의 도화선이 된 3·1사건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이와 관련 정다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제1장 총론에 위원회의 설립과정, 조직·예산·연도별 조사 활동, 대정부 권고안이 담기는 데 사실 설립과정이나 조사 활동은 백서에나 들어갈 내용이다"며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5·18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성격, 5·18이 갖는 의의를 종합보고서에 싣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이어 "5·18조사위의 종합보고서가 새로운 왜곡·폄훼의 근거가 될 것 같아 심각하게 걱정된다"며 "지금이라도 종합보고서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초안을 신속하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 오월지키기대책위 "5·18조사위, 조사 결과보고서 폐기해야"
- · 박형대 전남도의원, 5·18조사위 보고서 관련 간담회 개최
- · 광주공동체 "5·18조사위 보고서는 왜곡·폄훼 빌미 투성"
- · 광주 찾은 이재명 "5·18 부정하는 반역집단 심판해야"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