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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40년 철옹성 자위권 무너졌다

입력 2020.11.30. 16:50 수정 2020.12.02. 18:43
‘5·18 헬기사격은 사실’ 첫 법적 판단
광주지법, 징역 8월·집행유예 2년 선고
정부보고서 이어 역사 재확인 큰 의미
全씨 유죄 선고 내내 졸다 깨다 또 반복
원고 측 “사필귀정…상식·정의 확인”
전두환씨가 5·18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의 재판을 받기 위해 30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법정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30. photo@newsis.com 뉴시스 

1980년 5·18 당시 자국민을 향한 신군부의 헬기사격은 사실이라는 첫 법적 판단이 나왔다. 정부 보고서에 이어 법원의 판결로서 또 한 번 5·18 헬기사격이 입증되면서 향후 5·18진상규명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판결로 5·18 당시 집단 자위권 차원에서의 발포였다는 전두환 신군부의 논리가 무너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서 자신의 회고록에 헬기사격 목격자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도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2시부터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사자명예훼손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었다. 1심 법원의 판단은 유죄였다. 재판을 맡은 김 부장판사는 계엄군의 무장 헬기가 (시민들을 향한) 사격이 있었음이 인정된다며 전두환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느냐', '전씨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느냐' 등 2가지 핵심 쟁점 모두를 인정했다.

김정훈 부장판사는 "헬기사격 목격자들의 진술과 군인 진술, 군 관련 문서 등 여러 사정에 비춰보면 피해자인 조비오 신부가 증언한 1980년 5월 21일 당시 계엄군의 무장 헬기가 위협사격 이상의 사격을 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피고인 지위와 5·18 관련 행위, 그 이후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미필적으로 헬기사격이 없었다는 자신의 주장이 허위임을 인식하면서도 회고록을 집필했다는 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려는 조 신부의 주장이 전씨(전 대통령으로 표현)의 표현의 자유보다 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판사는 또 전두환을 향해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5·18로 고통 받고 있으며, 전씨가 역사를 왜곡하고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자세는 이들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피고인이 진심으로 사죄해 불행한 역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단초를 만들라"고 훈계했다.

법원 앞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5·18 단체 회원과 시민들은 유죄 판결 소식이 알려지자 일제히 환호했다. 다만 낮은 형량 수위와 전씨가 법정구속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워했다.

판결 직후 원고인 조영대 신부와 고소인 측 법률대리인인 김정호 변호사는 '사필귀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상식과 역사적 정의를 확인한 사필귀정의 판결이다. 역사적 사실로서 5·18당시 헬기사격이 법원의 판결로서 인정되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평가하면서 "다만 국민의 공적 관심사인 역사왜곡 사건에서 피고인이 전혀 반성하고 사죄하지 않음에도 집행유예 판결이 나온 것은 사법적 단죄의 측면에서 아쉽다"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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