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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재판 후] 이제 남은 과제는 발포명령자 찾기

입력 2020.12.01. 16:42 수정 2020.12.02. 18:40
‘5·18헬기사격은 사실’ 법적 확인
‘누가 최초 하달했나’ 규명 기대감
재판장 “용서구하라” 이례적 훈계
全 사죄까지 이끌어 낼까 관심
전두환씨가 5·18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의 재판을 받기 위해 30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법정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30. photo@newsis.com 뉴시스 

1980년 5·18민주화운동 기간 무고한 시민들을 향한 신군부의 헬기사격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사법부에 의해 처음 공식화된 가운데 최초 발포 명령자 규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고인이 된 헬기사격 목격자의 명예를 훼손한 전두환의 이번 유죄 판결이 지난 40년간 풀어내지 못했던 5·18 핵심 과제를 해결하는데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례적으로 피고인을 향한 재판장의 훈계가 5·18당사자와 유족, 국민들을 향한 전두환의 사죄까지 이끌어 낼 지 관심이 모아진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1980년 5월21일과 27일에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5·18 기간 동안 헬기사격은 사실인 만큼 이를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한 회고록을 펴낸 전두환은 유죄라는 해석이다.

이번 판결은 그간 정부 보고서 등을 통해서만 확인됐던 5·18헬기사격 사실을 사법부가 재확인했다는 점과 과거사에 대한 왜곡·폄훼자에 대한 처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재판 당사자와 5월 단체 등은 헬기사격을 비롯해 80년 5월 당시 발포 명령을 내린 최종 결정권자와 실행에 나섰던 발포자를 찾기 위한 과정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누가 언제 누구에게 어떤 내용의 발포 명령을 하달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재판의 원고이자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두환의 이번 유죄 판결이 5·18헬기사격은 사실이라는 명제를 확인하는데 그치지 않고 최초 발포 명령자 규명 등 미완의 5·18을 완성하는 초석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을 이끌었던 김정호 변호사도 "이번 재판은 진상규명을 향한 큰 디딤돌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과 함께 역사왜곡처벌법을 비롯한 국회에서의 입법적 논의, 진상규명조사위원회 활동이 유기적으로 전개되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피의자 전두환은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라'던 재판장의 훈계를 무겁게 받아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두환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김정훈 부장판사는 '재판장은 피의자에게 훈계할 수 있다'는 법 조항에 따라 "불행한 역사에 대한 해결은 망각이나 우회적 회피로 달성될 수 없다. 가해자인 피고인 스스로 진심을 담은 사죄와 용서를 받는 것이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게 하는 해결책이다"라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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