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9(화)
현재기온 5.8°c대기 보통풍속 1.6m/s습도 77%

'5·18 저주시' 논란에 '역활용' 제안도

입력 2020.12.13. 13:24 수정 2020.12.14. 11:00
최진석 교수, 왜곡법 비판 詩 공개
지적·비판 이어지자 재반박문 게재
"도리어 반대론 온당한 지 판단하자"

"지금 나는 5·18을 저주하고, 5·18을 모욕한다", "5·18이 전두환을 닮아갈 줄 꿈에도 몰랐다".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남긴 이른바 '5·18 저주시'가 논란이다. 스스로를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지자자', '촛불혁명의 광화문 대오 속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밝힌 이 철학자는 '나는 5·18을 왜곡한다'라는 제목의 시를 통해 최근 국회를 통과한 5·18역사왜곡처벌법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해당 법안이 5·18에 대한 토론과 평가, 대화 자체를 제약하는데다 역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 자체를 매우 폭력적으로 억압하고 있다는 것이 최 교수의 주장이다. 이는 5·18의 핵심 가치인 자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법 조항에 대한 구체적 검토 없이 내놓은 일방적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개정안이 5·18 역사적 사실 영역에서의 허위사실 유포만 처벌할 뿐 역사 부인, 왜곡, 날조, 비방 등의 행위는 구성요건에서 제외돼 평가나 의견의 영역은 처벌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 교수가 구체적 검토 없이 섣부른 입장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러한 지적과 비판을 의식한 듯 이틀만인 13일 장문의 입장문을 다시 게시했다. 그는 "나는 5·18을 왜곡, 폄훼하지 않았다. 5·18을 왜곡, 폄훼하는 사람들에게 저항하는 중이다. (5·18을)법으로 지키려 하는 것은 매우 나쁘다. 그것은 5·18이 쟁취하려고 했던 민주와 자유의 정신을 훼손하기 때문이다"며 '5·18 저주시'를 게재한 배경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역사 문제를 법으로 다스리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표현의 자유를 심히 침해한다. 아무리 이해가 안 되고 꼴 보기 싫어도 '역사의 정신'으로 힘들게 제압하면서 가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국가가 좌지우지 말라"며 해당 개정안으로 인해 역사적 표현의 자유가 억압될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은 고수했다.

최 교수의 글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도리어 이번 기회에 특별법이 갖는 의미와 대상 등을 공유하는 생산적인 토론의 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해당 법 개정 과정에 참여한 김정호(법무법인 이우스) 변호사는 "해당 법률에 대한 많은 사회적 관심에서 비롯된 상황"이라고 평가하며 "'5·18역사왜곡처벌법'이라고 쓰고 '5·18허위사실유포금지법'이라고 읽는 해당 법안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기회로 삼자"고 제안했다.

그는 "해당 법안은 허위사실 유포만 구성요건에 남고 있다. 5·18에 대한 부인, 부정, 반대하는 의견으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허위사실 유포만 처벌하는 조항"이라며 "심지어 독일 등의 홀로코스트부정처벌법에 비해 반대 의견을 억압한다는 우려도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사회 일각에서 이 법률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반대론과 비판이 합리적이고 온당한 지, 법률에 대한 오해는 없는지 등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장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srb.co.kr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