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우 보성군수 "동네 가꾸며 '우리'를 다시 느낄 수 있게"

입력 2020.04.29. 11:33 선정태 기자
‘보성 600’ 주도하는 김철우 보성군수
호미 들고 일하다 '호멩이 군수' 별명
"주민 참여 의지 강해 사업 확장 가능"
김철우 보성군수

"공터에 쌓인 쓰레기를 치우고 마을을 지속적으로 가꾸는데 효율적인 방법은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주민들이 계획한 대로 진행하면, 더 많은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고, 결과도 더 만족스럽습니다."

김철우 보성군수가 '보성 600'사업 추진을 계획한 것은 지난해였다. 김 군수 자택 주변 공터에 폐가전과 쓰레기들이 쌓여가자 이를 청소하려다 '쓰레기를 치운 곳을 가꾸면 더 좋겠다'는 판단에서 시작됐다.

보성군은 자연마을이 602곳이어서 자연마을을 치우고 가꾸는 사업에 '600'이라는 숫자가 붙은 것이다.

김 군수는 흔하디 흔한 '마을 가꾸기'를 계절별로 진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면장과 마을 이장을 통해 마을을 가꾸기 위한 방법과 원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조사했다.

김 군수는 "일부 마을 벽화를 그리겠다고도 하지만 대부분 마을에 활기를 넣기 위해 봄과 어울리는 꽃과 나무를 심기를 바랐다"며 "군에서 마을이 원하는 꽃이나 나무 품종을 지원하면 주민들이 직접 심고 가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얼마나 주민들이 참여할까 우려도 컸지만,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빼고 대부분 사람들이 나와 즐거운 마음으로 꽃과 나무를 심었다.

김 군수는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호멩이(호미 사투리) 군수'라는 새 별명도 얻었다. 모든 마을을 돌아다니며 주민들과 함께 꽃과 나무를 심다 보니 주민들이 붙여준 별명이 됐다.

김 군수는 "추웠던 겨울과 코로나19로 집에만 있던 사람들이 오랜만에 활동하니 즐겁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과실 나무를 심었던 한 마을 주민은 자 함께 나온 동네 아이들에게 '이 나무를 잘 가꿔서 네가 열매를 따먹게 해주겠다'고 하거나 '네가 거름을 줘서 얼른 키워라'고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군수는 군이 적은 비용으로 최소의 지원만 해주고, 주민들이 주도할 수 있게 하니 이 사업이 충분히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주민들이 예전의 '울력'의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워한다"며 "적극 동참 의지가 강해 다음에는 사업을 더 강화해 진행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