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존재들을 위한 헌사
中 798갤러리 전속작가 활동
한중 오가며 역동적 행보 눈길
무겁고 차가운 성질의 스틸(철)을 이용해 세상 속 보이지 않는 힘과 무게의 의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21일부터 12월 9일까지 ‘비쥬얼라이즈드 사운드(Visualized Sound)’전을 개최한다.
이번 무대는 광주신세계미술제(제 17회) 대상 수상작가 신호윤의 새로운 작품세계를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광주신세계미술제는 지역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전시 지원을 통해 지역미술 및 문화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1996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공모전이다.
종이를 소재로 섬세한 설치작업을 해온 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철을 소재로 ‘소리’라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시각화를 시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어느 특정 장소나 사건의 소리를 수집해 입체적이고 기하학적인 형태로 작품을 재구성하는 작가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소리를 형상화함으로써 실제와 허상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그는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특정 사건과 역사적 공간, 그 안에 존재하는 미묘한 문제들을 소리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형상화함으로써 허(虛)와 진(眞)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번 전시에서 신 작가는 역사적 사건의 소리들을 이미지로 형상한 3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문이 낭독됐던 시간 ‘20분 40초’을 형상화한 ‘20분 40초’, 상해임시정부 현장의 소리를 담아낸 ‘10분 44초’, 세월호가 침몰했을 당시 방송사가 날렸던 첫 오보 시간 ‘80초’ 등이다.
작가는 오랜 시간 종이를 이용해 노동집약적인 입체 작품을 만들어 왔다.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수상한 꽃’, ‘본질은 없다’, ‘군도’ 등 연작을 통해 조작적 성과를 지속적으로 보여 왔다.
일련의 연작 작품을 통한 연구는 허(虛)와 진(眞)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한편 고독과 외로움, 낯설음과 두려움 등의 인간이 느끼는 감정을 통해 그들이 속한 사회에 대한 관심과 질문, 이 사회를 살아가는 방법과 과정을 이야기한다. 작가 자신 혹은 종교적 성상이나 영웅의 모습을 반복되는 수많은 레이어의 종이들로 표현한 지난 연작에서는 2차원 평면의 축적으로 만들어진 3차원의 입체가 만들어낸 공간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조대 미대를 졸업한 신 작가는 대인예술야시장 총감독을 맡아 예술과 사회의 화해를 모색했고 양동 발산마을 대안공간에서 젊은 예술가들과 실험적 시도들을 전개해왔다.
작가는 올 봄 상해 최고의 번화가인 와이탄에서 스와치 그룹이 진행한 국제 레지던시에 참여하는 등 중국에서 남다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베이징 화랑거리인 798에 소재한 갤러리 AAW 전속작가로 활동하는 한편, 베이지 외곽 순위에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다.
신 작가는 “세상에 존재하지만 잊혀지거나 인식되지 못한 것들을 어떻게 예술적으로 형상화할 것인가를 수년 동안 고민하다 ‘소리’의 이미지화에 집중하게 됐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과 함께 고민해 보고 싶다” 고 말했다.
광주신세계갤러리 관계자는 “작가는 관객이 작품을 보면서 더 확장된 이미지를 상상해 관객만의 이야기와 역사를 이어 나가길 희망한다”며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관람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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