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에 홍콩영화 ‘10년’ 선정
구문걸 감독, 관객과의 대화도
이태경 배우 조명·지역 감독 신작 등
독립영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영화제가 광주에서 열린다.
제8회광주독립영화제가 5일 개막해 8일까지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이어진다.
이번 영화제는 ‘촛불, 마스크, 다시 광주’를 슬로건으로 장편·단편 영화 34편을 선보인다.
올해 한국에서는 검찰 개혁 촛불이 타올랐고 홍콩에서는 마스크를 쓰고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외쳤다. 1980년 횃불을 들었던 오월광주와
광주독립영화제는 최근의 사건들을 1980년 횃불을 들었던 오월광주의 연장선으로 보고 이번 슬로건을 이같이 정했다. 개막작 또한 최근의 사태들을 반영해 영화제 최초로 국외 작품인 홍콩영화를 선정했다.
개막작인 ‘10년’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홍콩 젊은이들이 홍콩 중심부를 점거하고 79일 동안 시위를 벌인 우산혁명의 배경에서 나온 영화다. 우산혁명 이후 홍콩인들이 느끼는 분노와 절망, 두려움과 암울함, 연대와 희망을 2025년 홍콩이라는 시공간 속에 담은 작품이다.
또 ‘10년’의 연작 중 한 편을 연출한 구문걸 감독을 초청해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한다. 6일 오후 2시 30분에 ‘홍콩 시위, 그리고 홍콩의 미래’라는 주제 아래 감독으로부터 올해 홍콩에서 벌어졌던 시위의 원인과 실상을 직접 전해듣는다.
독립영화배우를 집중 조명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올해는 이태경 배우를 주인공으로 한다. 이 배우는 다양한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배우로 광주로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허지은, 이경호 감독의 작품인 ‘오늘의 자리’ ‘신기록’ ‘해미를 찾아서’에 연이어 출연한바 있다.
단편극영화 신작선을 통해서는 지역 감독들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청룡영화제에서 단편영화상을 받아 지역에 화두를 던진 허지은, 이경호 감독의 신작 ‘해미를 찾아서’와 유명상 감독의 ‘당신은 안드로이드입니까’가 소개된다.
다큐멘터리 신작선에서는 올해 10주년을 맞은 광주여성영화제의 발자취를 담은 이순학, 정나라 감독의 ‘어쩌다 10년’과 영화인 조대영씨의 일상을 담은 최성욱 감독의 ‘호모 시네마쿠스’를 만나 볼 수 있다.
마을영화 신작선에서는 윤수안 감독이 북구 중흥동 주민들과 만들어낸 ‘기억저편’이 관객들을 만난다.
단편극영화 초청에서 소개되는 16편의 단편영화는 올해 각종 영화제에서 화제에 오른 작품들이다.
장편극영화에서는 ‘작은 빛’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가 독립영화만의 강한 개성을 뿜어낸다.
폐막작은 임용철 감독의 ‘나고야의 바보들’이다. 이 작품은 전범기업 미쓰비시가 저지른 범죄에 눈감지 않는 일본 지식인들의 모임인 ‘나고야 소송지원회’의 10년 동안의 투쟁과정을 담았다.
영화제 영화는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 작품 상영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마련된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 한 사람 한 사람 모여 커지는 울림 이형기 작 세월호 참사 10주기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이들의 계절은 아직도 춥기만 하다. 사회에 이같은 재난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인데 뾰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어서다. 10년의 시간 동안 힘들어한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가 되는 것은 '항상 함께 하고 있다'는 인사가 아닐까. 이런 인사를 전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가들이 참여한 이 전시는 시민 참여로 비로소 완성된다.대인동에 자리한 복합예술공간 예술이빽그라운드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기리는 참여형 특별전 '4·16'을 지난 13일 시작해 27일까지 이어간다.이번 전시는 한희원, 이성웅, 이형기, 이당금 등 4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메시지를 전한다.한희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느꼈던 상실과 비애를 담아낸 서정적 회화작품을, 이형기는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하고 의지하는 인물군상의 도조 작품을 통해 참사에 희생 당한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의지를 전한다.예술이빽그라운드가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사진은 추모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 관람객과 이당금 대표.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복합적인 설치 작업을 선보여 온 이성웅은 종이배 작품과 영상을,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이자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당금은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는 사진, 퍼포먼스 등을 통해 참사 이후 남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전한다.특히 이번 전시는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방문한 이라면 누구나 추모의 글귀를 적고 세월호를 형상화한 종이배를 접거나 추모의 글귀를 적어 하나의 작품을 함께 만들 수 있다. 관람에서 한 발짝 나아가 복잡한 과정 없이도 누구나 10주기 추모에 주체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연대해 완성되는 종이배는 작품에 참여하는 시민에게도, 참사 유가족에게도 용기와 희망으로, 위로와 치유로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이당금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는 "텅 빈 마음과 잊지 않을 기억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애도와 추모의 공간을 준비했다"며 "시민이 자유롭게 공간에 방문해 종이배를 접거나 추모의 글귀, 바람 등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 형상을 만들며 함께 추모하는 전시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한편 예술이빽그라운드는 소극장 씨어터연바람, 전시 공간 등을 둔 복합문화공간으로 연극, 전시, 콘서트 등의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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