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경·송상희 작가 미디어 작품
80년 5월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갈망하며 울부짖은지 40년이 된 오늘날, 아픔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살아남은 자들과 무고히 희생 당한 자들에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어떤 이웃인가.
조선대학교 본관 1층 김보현·실비아올드 미술관이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전 '5·18 40주년의 트라우마, 치유를 향한 모색'을 다음달 29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주제 '치유를 향한 모색'은 상대의 아픔을 공감하는 것이 트라우마의 진정한 치유 방법으로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는 공동체를 지향하자는 의미다. 이에 전시는 공동체적 추모행위를 보여주는 박찬경 작가의 '시민의 숲', 올바른 공동체에 대해 깊이 생각케 하는 송상희 작가의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로 꾸며진다.
박찬경 작가의 '시민의 숲'은 김수영 시인의 '거대한 뿌리'와 오윤 화백의 미완성작 '원귀도'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역사 속 무고히 희생 당한 이들에 대한 애도를 전통적 두루마리 산수화 형식을 빌려 산수화에서 보이는 다차원적 시점을 구현했다.
동학농민운동으로 시작해 한국전쟁, 광주민중항쟁을 비롯해 최근의 세월호 참사까지 비극적인 대한민국 현대사 속 희생된 이들의 안녕을 기원한다.
박 작가는 2004년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 수상, 2011년 '파란만장'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단편영화부분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8월에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된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임민욱 작가와 항의 차원에서 작품 철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송상희 작가의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는 비극적 영웅 설화 '아기장수'를 바탕으로 국가나 집단의 안정을 위해 개인이 희생되거나 자연재해, 경제 위기 등으로 절망하고 소멸하는 극단적 상황에서도 다시 살아나는 것을 담아냈다.
광주민중항쟁을 비롯한 근대의 국가폭력, 사회적 참사로 인해 무고한 죽음을 맞은 이들에게 T.S 엘리엇의 시 '텅빈 사람들'을 진혼곡으로 바치고, 모든 폭력의 의미에 맞서는 동시대적 언어를 예술적으로 해석한다.
송 작가는 지난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로 현재 서울과 암스테르담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는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 미술팝업'전 초청작이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 한 사람 한 사람 모여 커지는 울림 이형기 작 세월호 참사 10주기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이들의 계절은 아직도 춥기만 하다. 사회에 이같은 재난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인데 뾰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어서다. 10년의 시간 동안 힘들어한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가 되는 것은 '항상 함께 하고 있다'는 인사가 아닐까. 이런 인사를 전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가들이 참여한 이 전시는 시민 참여로 비로소 완성된다.대인동에 자리한 복합예술공간 예술이빽그라운드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기리는 참여형 특별전 '4·16'을 지난 13일 시작해 27일까지 이어간다.이번 전시는 한희원, 이성웅, 이형기, 이당금 등 4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메시지를 전한다.한희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느꼈던 상실과 비애를 담아낸 서정적 회화작품을, 이형기는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하고 의지하는 인물군상의 도조 작품을 통해 참사에 희생 당한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의지를 전한다.예술이빽그라운드가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사진은 추모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 관람객과 이당금 대표.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복합적인 설치 작업을 선보여 온 이성웅은 종이배 작품과 영상을,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이자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당금은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는 사진, 퍼포먼스 등을 통해 참사 이후 남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전한다.특히 이번 전시는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방문한 이라면 누구나 추모의 글귀를 적고 세월호를 형상화한 종이배를 접거나 추모의 글귀를 적어 하나의 작품을 함께 만들 수 있다. 관람에서 한 발짝 나아가 복잡한 과정 없이도 누구나 10주기 추모에 주체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연대해 완성되는 종이배는 작품에 참여하는 시민에게도, 참사 유가족에게도 용기와 희망으로, 위로와 치유로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이당금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는 "텅 빈 마음과 잊지 않을 기억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애도와 추모의 공간을 준비했다"며 "시민이 자유롭게 공간에 방문해 종이배를 접거나 추모의 글귀, 바람 등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 형상을 만들며 함께 추모하는 전시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한편 예술이빽그라운드는 소극장 씨어터연바람, 전시 공간 등을 둔 복합문화공간으로 연극, 전시, 콘서트 등의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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