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일·김억 초대…한국화·판화작 구성
한 지역 여러 각도서 탐구해
미처 보지 못한 아름다움 표현
치열한 탐구를 거쳐 남도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낸 두 작가의 전시가 열린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삶의 터전이라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남도의 아름다움을 이번 전시를 통해 깨닫고 남도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지난달 27일 개막한 2020년 중진작가 초대전 'Re-Play 남도견문록'을 지난 22일부터 재개관하게 되며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이번 전시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적 서사가 어우러진 남도땅을 기행하며 남도의 아름다움을 담아 온 김천일, 김억 작가의 실경산수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우리가 살고 있는 남도의 너른 들과 산, 강과 바다, 그 안에 펼쳐진 우리들의 삶을 한국화와 판화로 살펴볼 수 있다.
한국화가 김천일은 전통을 중심으로 산수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업을 시도해왔다. 그는 한 지역을 그리기 위해 장소장소마다의 작은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관찰한다. 인간 시각의 한계로 생기는 사각지대와 눈속임을 피하고자 오랜 시간 장소의 특징을 탐구해 화폭에 담아낸다.
이번 전시에서 김천일은 대표작 '월남리' 연작과 '월비마을'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등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월출산 월남리를 반복해 작업한 '월남리' 연작은 작가가 추구하는 한 지역에 대한 치밀한 사생과정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월비마을'은 수묵화로 표현한 월출산과 월비 마을의 정밀한 묘사가 8폭 병풍에 담긴 대형작이다.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은 작업 초기 인물화로 활동한 작가의 관심이 반영된 작품으로 불상의 입체감을 색채효과로 표현한 점이 인상 깊다.
김억은 조각칼로 세밀하게 새겨낸 판화작품으로 남도의 실경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전 국토를 돌아다니며 그 풍경을 기행문으로 기록한다. 그의 작품에는 남도의 산맥, 바다를 개발해 만든 도시, 시골의 활력 등 자연과 어울려 위치하거나 터전에 맞게 변용된 지역의 다양한 모습이 드러나있다.
전시에는 김억의 대표작 '남도풍색' '해남 우수영 울돌목' '일어서는 땅 운주사' 등이 출품됐다. 9m가 넘는 파노라마와 12점 연작으로 표현한 '남도풍색'은 해남부터 보길도까지 답사를 다녀온 작가의 기행문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명량해전의 모습을 담아낸 '해남 우수영, 울돌목'은 진도대교와 어업 중인 어선들 아래 명량해전 장면을 동시에 담아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일어서는 땅 운주사'는 천불천탑과 와불로 유명한 운주사의 전경을 통해 민중의 강인한 생명력을 담아냈다. 전시는 10월 18일까지.
전승보 시립미술관장은 "너무 익숙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남도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거나 옛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전시를 통해 지역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떠나지 못했던 시민들에게 미술로나마 여행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 한 사람 한 사람 모여 커지는 울림 이형기 작 세월호 참사 10주기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이들의 계절은 아직도 춥기만 하다. 사회에 이같은 재난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인데 뾰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어서다. 10년의 시간 동안 힘들어한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가 되는 것은 '항상 함께 하고 있다'는 인사가 아닐까. 이런 인사를 전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가들이 참여한 이 전시는 시민 참여로 비로소 완성된다.대인동에 자리한 복합예술공간 예술이빽그라운드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기리는 참여형 특별전 '4·16'을 지난 13일 시작해 27일까지 이어간다.이번 전시는 한희원, 이성웅, 이형기, 이당금 등 4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메시지를 전한다.한희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느꼈던 상실과 비애를 담아낸 서정적 회화작품을, 이형기는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하고 의지하는 인물군상의 도조 작품을 통해 참사에 희생 당한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의지를 전한다.예술이빽그라운드가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사진은 추모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 관람객과 이당금 대표.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복합적인 설치 작업을 선보여 온 이성웅은 종이배 작품과 영상을,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이자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당금은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는 사진, 퍼포먼스 등을 통해 참사 이후 남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전한다.특히 이번 전시는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방문한 이라면 누구나 추모의 글귀를 적고 세월호를 형상화한 종이배를 접거나 추모의 글귀를 적어 하나의 작품을 함께 만들 수 있다. 관람에서 한 발짝 나아가 복잡한 과정 없이도 누구나 10주기 추모에 주체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연대해 완성되는 종이배는 작품에 참여하는 시민에게도, 참사 유가족에게도 용기와 희망으로, 위로와 치유로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이당금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는 "텅 빈 마음과 잊지 않을 기억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애도와 추모의 공간을 준비했다"며 "시민이 자유롭게 공간에 방문해 종이배를 접거나 추모의 글귀, 바람 등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 형상을 만들며 함께 추모하는 전시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한편 예술이빽그라운드는 소극장 씨어터연바람, 전시 공간 등을 둔 복합문화공간으로 연극, 전시, 콘서트 등의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 · 다양하게 해석하는 조각
- · 향묵회 회원전 30일까지
- · 날 것이 가진 매력 만나볼까
- · 흙 본연의 모습을 탐미하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