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 분관 하정웅미술관서
'파리로 간 예술가들' 내년 3월까지
한국회화사의 거장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고 최근 전 인류를 위험에 빠트린 코로나 19를 계기로 인간과 환경, 기후 등 생태를 돌아보는 젊은 작가들의 시선을 만나볼 수 있는 굵직한 전시가 마련됐다.
이응노, 박서보, 이우환, 김창열…. 한국 화단 거장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진귀한 자리가 만들어진다. 특히 이들은 프랑스로 건너가 서구 미술을 직접 경험한 한국 근현대기 작가들로 이들이 서구 미술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긴 시간 가진 처절한 고민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 분관 하정웅미술관이 소장작품전 '파리로 간 예술가들'을 미술관 1층에서 내년 3월 31일까지 갖는다.
이번 전시는 시립미술관 소장작품과 하정웅콜렉션을 중심으로 1950년대~1970년대 서구미술의 대표주자인 프랑스와 직접 접촉하며 세계화를 향한 작품 활동을 전개한 한국 근현대기 미술작가들의 작품으로 이뤄진다. 이응노, 김흥수, 박서보, 이우환, 김창열 등 23명의 회화 작품 50여점이 시민들에게 소개된다.
한국 미술사에서 화가들의 서구 진출은 195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특히 이같은 서구 미술과의 접촉은 해방 이후 한국미술계의 큰 변화로 작용했다.
해방 이후 '최초의 파리 진출 미술가'는 김흥수와 남관이었으며 기성 작가들 중 파리에서 가장 먼저 개인전을 열었던 작가는 김환기였다. 1950년대 파리로 간 김흥수, 박영선 등은 구상 작업에서 탈피해 파리에서 모더니즘을 수용했고 이성자와 김환기는 전통과 자연적 요소를 중시한 바젠느 그룹 작품의 경향에 영향을 받아 작품 활동을 전개해나갔다. 남관과 이응노는 동서 미술의 융합을 시도한 문자 추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1960년대 초 프랑스로 건너간 박서보는 한국의 앵포르멜 미술과 관계해 추상작업을 전개했으며 1970년대 파리에 진출한 미술인들은 당대 프랑스의 미술 혁신 운동에 주목해 이 운동을 이끌었던 미술단체인 쉬포르 쉬르파스와 구상회화로 복귀하려는 신구상회화 운동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우환과 박서보, 김창열, 정상화, 김기린, 권영우 등은 서로 친교를 맺으며 작업을 전개했고 후에 한국 현대미술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이들은 서구 미술을 직접 배우고 경험하기도 했지만 이를 답습하지 않고 한국인으로서, 또는 자기 자신으로서의 정체성을 이에 담기 위해 지속적인 탐구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전승보 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세계 속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화와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며 도전해 갔던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형성과 국제화 과정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srb.co.kr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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