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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삶의 진정한 가치란?

입력 2021.01.15. 17:35 수정 2021.01.15. 17:54
'her심탄회'전 3월 23일까지
민미협 여성 작가 5인 참여
김희련 작 '꽃 오월사람'

삶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일까. 미술 운동을 펼쳐온 지역 여성 작가들이 캔버스 위에 이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펼쳐낸 전시회가 마련돼 주목된다.

광주여성가족재단 기획전시 공모선정작 'her심탄회'가 오는 3월 23일까지 재단 3층 광주여성전시관 허스토리(Herstory)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광주민족미술인협회 여성 작가 5인이 남성 중심 사회의 산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려선 안되는 가치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는 자리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는 김화순·김희련·바다·손향옥·추현경이다.

이들 대부분은 80~90년대 민주화의 열기가 뜨거웠던 광주에서 대학 미술 운동을 시작으로 진보적 미술인의 삶을 탐구하고 실험하며 살아온 작가들이다.

이들은 우리 시대 민초들과 '함께 나누어 누리는 미술'을 꿈꾸며 자신의 존재와 운명, 이 시대의 모순을 극복하고 새 사회를 열망하는 실천적 삶과 결합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 또한 같은 맥락이다. 지난한 가부장제 사회를 지나 남녀평등의 사회에 살고 있지만 남성 중심 사회의 산물들로 사회는 아직까지 여성에 '평등'하지만은 않다. 5인의 작가들은 이런 속에서도 여성, 타자가 지닌 힘으로 삶의 방향을 전환해야한다고 이야기 한다.

김화순 작 '하제 팽나무 아래서 평화를 궁리하다'

김화순은 '하제 팽나무 아래서 평화를 궁리하다'를 통해 600년 동안 마을의 수호신이었으나 미군 기지 확장을 위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팽나무를 담아냈다. 작가는 팽나무를 통해 전쟁과 핵, 환경파괴 등 남성 중심 사회가 만들어낸 산물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우리에게 가치 있는 것을 잃어버리지 말자고 전한다.

김희련의 '꽃 오월 사람'은 광주항쟁 속 여성을 담아냈다. 염색천에 바느질로 드로잉한 독특한 이 작품은 오월길에 불의를 떨쳐내며 일어선 '김양'의 모습을 형상화한다. 광주항쟁 당시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시위에 참여해 민중 주체의 무장 봉기로 발전시킨 여성들의 모습을 '김양'으로 나타내 오월 여성들을 잊지 말기를 당부한다.

바다는 다양한 조각 작업을 통해 '선정인-번뇌가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상태'에 대해 말한다. 민중세상, 평등세상을 꿈꾸던 동학 농민들의 염원, 나라의 독립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던진 숭고한 독립투사들의 염원, 한반도 통일의 염원 등을 담은 기도가 그의 작업에 녹아들었다.

손향옥의 '내 안의 나'는 당당한 포즈의 여성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 버티고 이겨낼 힘은 내 안에 존재함을 전한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삶을 바라보는 시선조차 겸손해지는 지금, 우리가 꿈꿨던 미래는 오늘 하루를 잘 버텨내는 일상의 반복이 아니었을까.

추현경은 2020년에도 멈추지 않는 5·18민주화운동의 행진을 담아냈다. 지난해 5월 16일 5·18 40주년 기념행사로 진행된 '오월 시민 행진 그날 WHO'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40년 전 희생된 이들의 모습을 녹여낸 인형을 만들어 쓰고 금남로 거리를 행진하며 그날을 기억하고자 하는 취지로 전개됐다. 그는 우리 모두가 그날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바꾸는 힘이라고 말한다.

전시는 코로나19로 참여가 어려운 관객들을 위해 모두 영상으로 기록돼 광주여성가족재단 유튜브에 공유될 예정이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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