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혼가' '조국은 하나다' 등
세종손글씨연구회 붓글씨로
민중에 대한 사랑을 온몸으로 노래한 김남주 시인의 시가 먹빛 글씨로 되살아났다. 이 먹빛 글씨들은 글씨 하나하나에 그의 신념과 의지를 담아내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동구 오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민족시인 김남주 시화전'을 통해서다.
이전까지 공연 행사로 열려왔던 김남주문학제가 코로나19로 인해 형식을 달리하며 마련된 자리다. 지난해 11월 해남 문화카페 일상판타지에서 첫 번째 전시를 가진 '김남주 시화전'은 광주전남작가회의와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전남대민주동우회 후원으로 두 번째 전시를 광주에서 갖게 됐다.
전시는 김남주 시인의 작품 중 서정성이 짙은 '진혼가'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조국은 하나다' 등 38점을 세종손글씨연구회 회원들이 붓으로 써내려간 작품으로 채워졌다. 각기 다른 개성과 신념을 담은 묵빛 글씨들은 강한 어조로 외치는 듯, 조용하지만 정직하게 읖조리는 듯, 우직한 성정을 내비치는 듯 하다.
글씨 하나하나의 돋보이는 조형성과 시의 깊이까지 더해져 높은 작품성을 자랑하는 이번 작품들은 김남주 기념사업의 기금 마련을 위해 판매도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김경윤 김남주기념사업회장은 "전시를 통해 우리가 김남주의 삶과 시를 다시 돌아보는 것은 단지 그를 기념비화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며 "시와 혁명의 통일을 온몸으로 실천했던 한 인간의 순결한 고투를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한번쯤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30일까지.
한편 김남주 시인은 자유와 통일을 노래한 시인이다. 1972년 전남대 영문과에 재학하던 당시 전국 최초로 반유신투쟁 지하신문인 '함성'과 '고발'을 제작해 배포했다. 이로 인해 그는 8개월 동안 투옥됐으며 학교에서도 제적당했다. 이후 고향인 해남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으며 농민문제와 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같은 관심을 담아낸 시로 1977년 '창작과 비평'에 시인으로 등단했으나 1979년 10월 남민전 사건으로 재투옥돼 15년형을 선고 받았다. 1988년 형집행정지로 9년 3개월만에 출소했다.
투옥 당시 우유곽에 써 밀반출한 그의 옥중시 300여편은 암울했던 80년대를 대변하는 시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시집으로는 '진혼가' '나의 칼, 나의 피' '조국은 하나다' '솔직히 말하자' '이 좋은 세상에' '사상의 거처' 등이 있다. 이밖에 시선집 '사랑의 무기', 옥중 시선집 '저 창살에 햇살이', 유고시집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등이 있다.김혜진기자 hj@srb.co.kr
- 한 사람 한 사람 모여 커지는 울림 이형기 작 세월호 참사 10주기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이들의 계절은 아직도 춥기만 하다. 사회에 이같은 재난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인데 뾰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어서다. 10년의 시간 동안 힘들어한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가 되는 것은 '항상 함께 하고 있다'는 인사가 아닐까. 이런 인사를 전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가들이 참여한 이 전시는 시민 참여로 비로소 완성된다.대인동에 자리한 복합예술공간 예술이빽그라운드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기리는 참여형 특별전 '4·16'을 지난 13일 시작해 27일까지 이어간다.이번 전시는 한희원, 이성웅, 이형기, 이당금 등 4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메시지를 전한다.한희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느꼈던 상실과 비애를 담아낸 서정적 회화작품을, 이형기는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하고 의지하는 인물군상의 도조 작품을 통해 참사에 희생 당한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의지를 전한다.예술이빽그라운드가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사진은 추모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 관람객과 이당금 대표.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복합적인 설치 작업을 선보여 온 이성웅은 종이배 작품과 영상을,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이자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당금은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는 사진, 퍼포먼스 등을 통해 참사 이후 남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전한다.특히 이번 전시는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방문한 이라면 누구나 추모의 글귀를 적고 세월호를 형상화한 종이배를 접거나 추모의 글귀를 적어 하나의 작품을 함께 만들 수 있다. 관람에서 한 발짝 나아가 복잡한 과정 없이도 누구나 10주기 추모에 주체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연대해 완성되는 종이배는 작품에 참여하는 시민에게도, 참사 유가족에게도 용기와 희망으로, 위로와 치유로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이당금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는 "텅 빈 마음과 잊지 않을 기억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애도와 추모의 공간을 준비했다"며 "시민이 자유롭게 공간에 방문해 종이배를 접거나 추모의 글귀, 바람 등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 형상을 만들며 함께 추모하는 전시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한편 예술이빽그라운드는 소극장 씨어터연바람, 전시 공간 등을 둔 복합문화공간으로 연극, 전시, 콘서트 등의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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