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예술단, 오월작품 레퍼토리화
대중에 친근한 프로그램 선보여
임동민·동혁 첫 듀오 연주회 비롯
서사무엘·아스토르피아졸라 퀸텟
국립극단 '만선' 등 기획 무대 '풍성'
코로나19로 움츠렸던 광주 공연계가 연초부터 기지개를 활짝 켠다. 광주문화예술회관(광주문예회관)은 올해 대극장 리모델링, 유료 회원제 개편, 예술단 레퍼토리 개발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풍성한 공연을 선사한다. 지치고 힘든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립예술단
먼저 시립발레단은 올해 야외를 배경으로 하는 창작발레 '발레의 정원'(가제)를 선보인다. '발레의 정원'은 소쇄원을 소재로 한다. 이 지역 만의 색을 담아 만든 무대인만큼 레퍼토리 작품으로 기대감이 크다. 또 지난해 초연한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작 창작발레 '오월 바람'도 올해 4월 다시 한 번 선보인다. 높은 완성도와 연출력으로 지난해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최태지 예술감독의 클래식 전막공연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는 '돈키호테' '호두까기 인형'이 관객들을 만난다.
시립창극단은 올해 창극 '적벽대전'을 무대에 올린다. 적벽가를 끝으로 판소리 다섯바탕이 마무리된다. 국내 창극단 중 판소리 다섯바탕을 완성한 단체는 국립창극단 밖에 없는 상황인만큼 시립창극단의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의미 있는 무대다.
시립국악관현악단은 지난해 합창단과 협연해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제작했던 '5·18 국악교성곡'을 5월 다시 내놓는다. 특히 3월 '봄 축제 한마당'은 눈여겨 볼 만하다. 국민소리꾼 장사익 등이 출연해 함께 무대를 꾸민다. 특히 시무형문화재 22호 '용전들노래'를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해 들려준다. 이 무대는 한상일 지휘자가 첫 취임 때부터 계획한 '지역 구전 노래의 국악관현악 작업'의 결과물로 더욱 의미를 더한다.
시립교향악단은'GSO 오티움 콘서트'와 '라바가 들려주는 키즈 클래식'을, 시립합창단은 '오감·오색'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합창 공연 등을 준비 중이다.
시립극단은 지난해 창작 희곡 공모를 통해 선정한 '양림'을 제작해 먼저 시연 형식으로 선보인 뒤 단계별로 제작해 레퍼토리화하고 시립오페라단은 지난해 선보인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작 '박하사탕'을 국립극장 무대에 올린다.
◆기획공연
광주문예회관 자체 기획공연은 국내·외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공연을 선별한 '포시즌',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는 '포커스', 아티스트의 음악과 세계관이 어우러지는 '11시 음악산책'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포시즌'으로는 임동민&임동혁 형제 피아니스트가 최초로 듀오 리사이틀을 가지며 국립극단의 레퍼토리 연극 '만선', 탱고 음악으로 유명한 아스토르 피아졸라 사후 설립된 재단이 선발한 다섯명의 솔리스트들로 이뤄진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의 내한 공연 등이 준비됐다.
'포커스'로는 서사무엘, 하림 등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아티스트부터 환상음악극 '리틀뮤지션' 등 다양한 공연이 준비돼 있으며 '11시 음악산책'은 '지구에게 보내는 음악편지'를 주제로 싱어송라이터 심규선, 재즈피아니스트 김가온 등이 관객들을 만난다.
◆광주국악상설공연&그라제
올해 국악상설공연은 우리 지역 소재 창작 공연을 공모해 더욱 참신하게 꾸민다.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을 통해 대중의 흥미를 유발한다. 온라인 언택트 공연도 주 3회 진행한다.
광주문예회관 공연예술축제 '그라제'는 10월 6일~10일, 야외무대를 적극 활용해 시민들을 만날 계획이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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