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고흥 도화헌미술관
자신의 감정과 물리적 현상을 결합한 색채언어를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고흥 도화헌미술관(관장 박성환)은 이달 1∼ 30일까지 '새로운 탄생-이질(異質)과의 만남'을 주제로 고윤숙 작가의 개인전을 연다.
그는 이번 우연히 알게 된 신화(神話)나 대화는 물론, 상용어, 습관 등에서 부유물처럼 떠도는 것들을 캔버스에 옮겨 아크릴, 크레파스, 유화물감, 접착제 같은 재료나 안료로 형상화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품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인간에게 잠재하고 있는 배타적 감정이다.
작가는 새로운 것이나 다른 환경에 대한 거부감이나 자기 보호 본능에서 오는 회피 또는 심하면 분노에 가까운 적의감(敵意感)으로 발전하기도 한다는 점과 재료의 이질적·배타적 현상이 너무나 동일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화면을 구성하는 조형기법으로 물과 기름을 활용, 갈등과 균열 즉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라지고 떨어지는 현상을 이용해 부조화와 갈등 최고치를 표현했다.
이어 화면의 전체적 균형과 안정감, 팽팽한 긴장감과 재료의 딱딱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체(女體)가 갖는 운동감과 여백이 주는 여유로움 속에서 생명의 존속과 생존에 대한 강한 욕구 등을 담아냈다.
여기에 푸른색과 노란색, 때로는 보라색으로 연성화해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고윤숙 작가는 한려대 미술과를 나와 개인전 6회 및 김환기 탄생 100주년 기념 초대전, 진주의 사계전, 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터키 국제교류전, 프랑스·터키·불가리아·러시아·폴란드 국제전, 한국 중견여류작가 10인 초대전, 한국 여류작가 13인 초대전등 다수의 기획 초대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국제미술교류협회 대표, 광양예술발전소 회원, 그룹 파인아트리 회원, 섬진강 미술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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